'추억'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8.07.21 소나무
  2. 2008.07.19 단어연상
  3. 2008.07.19 로미!
  4. 2008.07.07 백구
  5. 2008.06.28 엄마

2008. 7. 21. 07:07 추억

소나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나무와 성벽이 참 잘 어울린다.
아주 오랜 친구처럼 편안한 사이.
 서로 기대어 선 소나무들이 좋다.

 비가 내린 후, 고향 소나무 숲엔 황금빛 버섯이 무럭무럭 자라났지.
그윽한 소나무 향내와 어우러진 버섯 냄새가 좋았어.
엄마와 난 바구니 가득 버섯을 따곤 했지.
오래 전, 그 숲은 밭으로 변해서 더이상 만날 수 없지만..
밭 둑에는 아직 몇 그루 소나무가 남아 있어서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지.

 난 사시사철 늘 푸르른 네가 참 좋구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스크림 포장지 '귀족의 거성'  (0) 2008.08.01
잠자리와 거미줄  (0) 2008.07.24
단어연상  (0) 2008.07.19
성벽  (0) 2008.07.18
제비꽃  (0) 2008.07.17
Posted by heesand

2008. 7. 19. 22:10 추억

단어연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독,가마솥,아궁이,땔감 ,장작,불
군 감자, 고구마,술찐빵,방귀,웃음,옥수수,
된장찌개,엄마,아버지,누룽지, 두부, 엿강정,
고양이,쥐,소,여물통,쇠죽,바둑이,볏짚,콩  
보리밥, 쌀밥, 비빔밥, 솥뚜껑,빈대떡,
그을음, 새해,명절,목욕통, 때수건,
고드름,부지깽이, 풍로, 왕겨,
숫검정,화롯불,할머니..

그리움, 향수, 고향, 어머니..
옛날 부엌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들 !
당신의 추억 창고엔 어떤 낱말들이 숨어있나요?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자리와 거미줄  (0) 2008.07.24
소나무  (0) 2008.07.21
성벽  (0) 2008.07.18
제비꽃  (0) 2008.07.17
옛날, 옛날에  (1) 2008.07.12
Posted by heesand

2008. 7. 19. 18:30 Good Neighbors/to You

로미!

로미야,
여긴 오늘
태풍 '갈매기' 때문에 온종일 비가 내리고 가끔씩 천둥이 쳐.
거긴 날씨 어때?
난 비가 내리는 게 참 좋아.
빗소리도 좋고.. 잠도 잘 오고..
또 오래 묵은 먼지도 씻어주잖니.
오랜만에 시커먼 창틀 먼지를 닦고나니 기분이 상쾌해.
수도물을 쓸 필요도 없이 빗물을 받아서 걸레도 빨았지.
물 부족이 심각한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했다는 뿌듯함도 느낀단다.
사실, 수도를 틀기만 하면 물이 나오니까, 물이 정말 부족하다는 실감을 못하거든.
늘 인식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 후손에게 물려 줄 지구는 메마른 사막 같을거야.

 내가 물을 절약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어.
유용한 미생물 발효액을 이용하여 빨래를 하는 거야.
쌀뜨물을 잘 받아서 미생물 발효 원액과 당밀을 조금 넣어 두면 발효액이 되지.
자기 전에, 발효액을 적당량 부은 물에 빨래를 담가 두었다가 다음날 빨면 돼.
두 번만 헹궈도 깨끗하거든. 결국 물을 절약하게 돼. 욕실 냄새까지 잡아주고, 미생물들이 물을 정화시키니까 좋고, 게다가 우리 피부에도 해가 없단다.
아니면, 자연세제를 써서 빨래를 담가 두었다가 세탁을 해도 마찬가지로 물이 절약되고
물을 다시 정화하는데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지. 게다가, 햇빛이 강한 여름이니까,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고 빨래를 널어도, 금방 마르니까 전기도 절약할 수 있단다. 조금만 불편함을 감수할 여유만 있다면 자연을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을거야.

 빨래 이야기 하니까 생각난다.
난 시골에서 16 살까지 살았어.
우리 시골 동네 마을 중앙에 우물이 있어.
수도가 없던 시절엔 식수로도 쓰였지만, 나 어릴 때는 공동 빨래터였지.
고무다라에 빨래를 담아 머리에 이든지, 허리에 끼고, 바가지와 비누를 챙겨 빨래터로 모였어.
머리를 감을 생각이라면 샴푸도 챙겨야지.ㅎㅎ
원형 우물, 그 둘레에 빨래판 역할을 할 수 있는 화강암 돌판이 4개 있고, 그 주변은 밭과 논이 있어.
우물물은 자연적으로 솟아나서 넘쳐 흐르곤 했어. 참 신기했지.
논두렁 도랑을 따라 우물물이 흘러가지. 그 도랑엔 키 큰 미나리가 무척 많았단다. 미꾸라지들도 살았지. 아이들과 모여 봉숭아물 들인다고 돌맹이로 꽃과 잎사귀를 찧던 생각도 나는구나.
밤이면, 개구리들 울음소리가 정겹고,  반딧불이 쇼가 신기하고, 별이 총총 빛나던 마을이었어.
이건 비밀인데, 아주 더운 날엔, 아무도 모르게, 잘 살펴본 후에, 우물터에서 물을 끼얹으며 샤워를 했지. 우리집은 마을 중앙, 우물터에서 가장 가까운 기와집이었으니까, 게다가 우물가엔 봉숭아랑 옥수수가 심겨져 있고, 밭보다 더 낮은 곳에 위치해 있었으니 목욕이 가능하지.
그 시원함이란!
 풀벌레들과 함께 온갖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샤워를 한다는 것은 거의 신선과 비길 만큼의 호사를 누리는 생활이었구나!
 동네 어르신들은 날을 잡아 우물에 낀 이끼를 청소해 주었어.
일단, 우물물을 거의 바닥까지 퍼 낸 다음, 그곳에 사는 물고기들을 건져내고, 우물에 사는 물고기들은 금붕어처럼 빛깔이 무척 고왔단다.  돌을 박박 문지르고, 바닥의 돌맹이들 사이에 낀 이끼까지 닦아내야 해. 어린애들은 신나서 구경을 하곤 했지. 우물은 어른 키보다도 더 깊었으니 우리들 눈에는 얼마나 더 깊게 느껴졌는지..
 카메라가 생긴 어느 날엔가는 우물에 코스모스 꽃잎을 띄워 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고추잠자리들이 우물 위를 날아다니면 둥실 떠가는 구름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이 되었는데..
우물 안에서 달님과 별님은 하늘하늘 춤을 추곤 했지.

 그 당시엔 잘 모르고 누렸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소중한 추억이 되다니..
이젠, 그 우물은 이끼만 잔뜩 낀 채, 쉴새없이 도랑으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단다. 빨래판으로 사용하던 돌까지 이끼가 덮고, 빨래터로 가는 길조차 끊겨 밭길로 돌아가야 하지. 아무도 찾아주지 않으니 더이상 청소해 주는 사람도 없고.. 마을 사람들은 우물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잊어가고 있는 듯해.
전에 조카들과 함께 빨래터 사진을 찍었지만 보여주기 싫어. 너무 초라해졌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여전히 빛나는 모습으로 간직되어 있는 나의 우물!

 난 시골에 가면 꼭 그 우물을 만난단다. 내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우물가를 어떻게 잊겠니?

 내 마음 깊은 곳에 여전히 솟아나는 생명수 근원이 있음을 가르쳐 준 우물물이기에..
예수님 말씀 그대로, 생수의 강이 흘러 넘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우물이니까..
내 마음에 이끼가 끼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해 주는 고마운 스승이기에..
값없이, 목마른 이들에게 생수를 공급하는 우물처럼 살고 싶어서..



 
 







'Good Neighbors > to You'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미야! 솜사탕 같은 구름이야.  (0) 2008.08.11
로미!  (0) 2008.07.24
로미야!  (0) 2008.07.15
로미에게  (0) 2008.07.09
로미!  (0) 2008.07.02
Posted by heesand

2008. 7. 7. 10:58 추억

백구

백마처럼
도도한 자태로
산책 길 동행해 주었던 너!
너의 쥐잡기는 아주 멋졌어!

가끔 만나는 나를
어떻게 기억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넌 마중 나와 주었지.
혹시, 날 기다렸던 거야?

배즙을 만들 때
기침하는 네게 가장 부드러운 배를 먹기 좋게 썰어 주었는데..
참 맛있는 '아삭아삭' 소릴 내며 먹은 넌 곧 건강해졌어.
넌 그 때 이미 할머니였지만,
내겐 네가 할머니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넌 내게 영원히 친구니까..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넌 기다렸다는 듯이 꼬리치며 날 바라보곤 했지.
내가 맛있는 것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네겐 늘 있었기에
난 그 기대를 충족해 주고 싶었단다.
어떻게 그 맑은 눈망울을 무시할 수 있겠니?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간식을 먹어도
넌 늘 내 주변을 서성였지.
이미 넌 네 몫을 준비하는 내 맘을 알고 있었던 거지?
난 네 눈빛만 봐도 네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어.

그건 아주 쉽고 편한 대화법이었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진실된 눈으로 서로를 대할 때에만 가능해.
의심의 싹이 트는 순간, 진실은 왜곡되어 시야를 흐리지.

가끔은
네가 참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날 무조건 믿고 신뢰하는 네 행동이 말이야. 

사람은 때때로 말과 신념과 행동이 불일치하거든.
인간은 가끔씩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오해를 하기도 해.
제 안에 있는 것인데도, 남의 것이라고 ...( 좀 어려운 말로는 '투사' 라고 해. )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를 지적하지.

만약에
내가 널 그저 늙은 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면
네 눈동자와 네 몸이 말하는 언어를 이해 할 수 없었을거야.
넌 내 발소리와 향기를 알고 기억해 주었고
난 네게 내 마음을 표현하며 말을 걸곤 했기에 우린 벗이 되었지.

힘이 들 땐
그저 곁에 서성여 주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지.
어떤 때는
침묵이 더 많은 말을 하기도 해.
신비였어.
너와 내가 교감할 수 있었던 거 말이야. 

참 이상하지?
사람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데도 완벽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데..
우린그저 바라만봐도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말이야.

네가 그립다.
네 눈동자가 어른거린다.
네가 사람처럼 오래 오래 살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름다운 백구야!
안................녕!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노을  (0) 2008.07.11
노을  (0) 2008.07.10
백구를 위한 애가  (0) 2008.07.06
고골리의 나라에서  (0) 2008.07.04
여고시절  (0) 2008.06.19
Posted by heesand

2008. 6. 28. 12:49 아이들

엄마

4살 남자아이와 놀다가
무심결에
나를 부르는 소리
" 엄마"

가끔씩
아이는
함께 노는 나를
"엄마"하고 불러.

가끔
엄마가 묻지.
"엄마가 좋아, 선생님이 좋아?"
그 대답은 "선생님"


솔직히
그 대답이 조금 슬퍼.
선생님만큼 엄마도 좋았으면 하지.

놀다가
아이의 요청에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는데..
그 이야길 해 줄께.

세 권의 책을
나란히 펴 놓더니
"책 노래 불러줘"
난 당황하고 말았어.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다가
"다리 노래 해 줘"
이번엔 용기내어 노래를 불렀지.

" 다리야 다리야 피곤한 다리야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거라
  엄마가 엄마가 손 잡아 줄테니
  엄마가 엄마가 꼭 안아 줄테니"

10 년 전 쯤,
3살 여자애가 있었네.
그 아이와 난
서로 좋아했지.

아이가
신나게 놀다가
"엄마"하고 날 불렀어.
난 "응~. 왜?"

난 가끔
꼬마에게
이런 주문을 했어.
"빵 노래 불러줘" " 바람노래 불러줘"

유난히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고
눈이 맑았던 아이가 부르던 노래들...
그 아이의 몸짓들이 생각나.

10 여년이 지난 오늘
다리노래를 부르며
그 꼬마애를 그리워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품은 그런 엄마를 소망하며..





'아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니 빠진 데니스  (0) 2008.07.31
총싸움  (2) 2008.07.20
숟가락의 변신  (0) 2008.06.25
자장면에 담긴 우정  (0) 2008.06.22
우리는 친구  (0) 2008.06.17
Posted by heesand
이전버튼 1 2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sand play 자연 사랑
heesand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