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이곳엔
병원이 있었어.
여기에서
꿈 많은 소녀가
흰 옷을 입고 환히 미소지으며 일했지.
가끔은
백만불짜리 웃음을 터뜨려서
모두 함께 웃느라고 배가 아플 지경이었단다.
웃음은
또 다른 이들에게 웃음을 찾아 주었고
또 또 다른 사람들까지 덩달아 웃게 만들었어.
아마도
느티나무는 기억할거야.
그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소녀의 웃음소리 말이야.
옛날, 옛날에
어린 느티나무가
이곳에 터를 잡았어.
그는
정조대왕을 비롯하여
다양한 부류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떠나 보냈지.
지금까지
줄곧 자신의 자리를 지킨 나무가
진정 이 곳의 주인이고 다른 이들은 모두 나그네였다네.
그러니
이곳에 놀러 오거든
주인장에게 정중히 고개숙여 경의를 표해 주시길..
여기
듬직하고 푸른 느티나무는
350여 년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네.
화성행궁에 가면
소녀적 나를 만나게 해 주는 당신이 있기에
반갑고 기쁘고 웃음이 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