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
너도 이제 옆방으로 이사를 갔구나!
잘 적응하길 바라.
너희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자주 거실에 나와 옆방 식구들과 어울려 놀기는 했는데..
더는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없어.
믿음이 가고 좋으신 분들이니까..
키우던 아이를 보러 옆방을 들르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이분들 마음도 똑같이 아프다는 걸 느꼈어.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지.. 바뀌면 좋겠다.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요 며칠 전에도 있었던 일이잖아.
방을 옮긴 아기가 식음을 전폐하여 모두가 걱정했던 일.
난 그 아기를 다시 안아주면서 죄책감을 느꼈어.
나를 유난히 잘 따르던 친구라서..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왜 애착을 갖게 했냐고 날 질책하는 것 같아서..
이젠 그만 하고 싶어.
이젠 그만 할게.
여기까지야.
난 최선을 다했단다.
봉사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
내 본심과는 달리 오해를 받을 때도 있었지.
변화의 시기에 일어나는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견딜 수 있었어.
그 과정을 통해 너희들에게 도움되는 몇 가지를 얻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길 수는 없었어. 양심이 허락치 않으니까. 많은 분들이 지혜를 모아 너희들에게 도움될 자료나 장난감을 제공해주셨으니까 안심하고 갈게.
아이들을 돌보시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열정에 감사드리며, 혹시라도 상처가 되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용서하세요. 공사중인 사람이라서 좀 부족해요. 늘 건강하시길..
오늘은
마지막으로 너희 방 문 뒤에 숨어 깍꿍 놀이를 해 본다.
너희들의 웃음소리와 웃는 얼굴이 참 좋구나!
진아!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