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0. 17:12

9-5 Black Swan=정화

백조- 백조는 영혼을 고양시키고, 삶의 어둡고 신비스러운 측면에 대한 지식을 가져다주는 존재의 상징이다. 

숲- 어둠, 혼돈, 불안정의 장소. 그러나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자들에게는 평온과 피난의 장소일 수도 있다. 심리학적으로는, 찾아내야 할 비밀과 마주 대해야만 할 어두운 감정과 기억이 들어있는 무의식의 상징이다. 

정원- 관리되는 자연. 자연과 마찬가지로 보살피고 키워야 할 인간 영혼의 상징이다.

그림자- 억눌러버린,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은 자신의 한 부분이다.

*참고서적: 상징의 비밀 (데이비드 폰태너)


 BTS의 앨범 '영혼의 지도-7' 편에 Shadow와 Black Swan을 보고 들으며 느낀 것들을 융의 심리학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다른 시각 또한 존재함을 인정한다. 여러 관점에서 보는 것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는 장점이 있어서 좋다. 나는 현대무용가들의 아트필름과 가사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 갈 것이며, 동시에 이해를 돕기 위해 연상되는 동화나 문학 작품들을 참조할 것이다. 


 공연 무대는 버려진 듯한 건물로 보인다. (버려진 쇼핑몰?) 과거에는 활기찬 장소였으나 현재는 잊혀지고 버려진 (개인 무의식)내면을 묘사하기에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공간은 없을 것 같다. 사선으로 빛이 비취는 공간을 지나 빛이 없는 공간으로 이동한다. 즉,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처음 춤을 춘 무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내려가면 아래층이 있고, 또 다른 아래층으로 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인다. 몇 층 건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음은 분명하다. 즉, 깊은 무의식층으로 무대가 이동하며 공연을 한다.

 

사람이 인생의 두려움이나 위기상황에 처할 때는 잠시 멈춰 서서 내면을 들여다 보며 자아성찰을 하게 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되어 사람을 더 온전한 사람이 되게 돕는다.

    

 이들이 첫 퍼포먼스를 펼치는 곳은, 바닥에 고인 물에 무용수들이 비춰서, 마치 호숫가에서 춤을 추는 것 같다. 노래의 제목대로 주인공 댄서가 흑조라 가정해 보자. 사실, 흑조인지 백조인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억눌러 버린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에 해당하는 자아의 다른 모습(개인 무의식의 그림자에 갇힌 자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빛에 노출되지 않아서. 즉, 아직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어둠의 상태로 남아있는 것 아닐까? 아직은 발견되지 않은 어두운 나의 반쪽 같은 모습이랄까? 


 그림자처럼 보이는 6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흑조를 둘러 싸고 날개를 조종하듯이 펼치기 전, 메인 무용수가 날개짓을 시작할 때, 등을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랐다. 채찍에 맞은 느낌. 이 소리는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다. 무용수는 소리없는 소리를 지를 정도(악몽을 꿀 때의 느낌)로 공포에 질려 있다. 무용수가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무용수가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한다. 이 죽음은 너무나 아프다. 뒷목이 잡혀 바닥에 던져지고 몸이 밟히고 손과 발이 묶이고 감옥에 갇히고.. 벗어나려 발버둥 치나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죄인이 고난을 당하고 심문을 당하는 것 같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장면이 연상된다.


"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나를 봤어"라는 가사가 들리며 감옥이 사라지고 "천천히 눈을 떠. 여긴 나의 작업실 내 스튜디오" "두 눈을 뜨고 나의 숲으로.. 그 무엇도 날 삼킬수 없어. 힘껏 나는 소릴 질러" 그림자를 체험하고 난 후에 무용수는 검은 무용수들을 뒤로 하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다리를 건너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홀로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다. 심장소리는 처음과는 달리 빨리 뛴다. 눈을 뜨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아(EGO)가 깨어나는 것과 같다. 죽음은 곧 새로운 탄생을 뜻하기 때문이다. "Film it now. Do you hear me?" 기록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것이다. 꿈 분석시에 잠에서 깨어 나면 기억하기 위해서 꿈을 기록하게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알기 원할 때 동영상을 찍듯이.. 이 가사 덕분에 나는 EGO가 그림자를 인식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확신했다. 

 

 무언가 용기를 내어 결심한 듯, 계단을 내려간 무용수는 더 이상 그림자에 조종 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맞서고 그들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그림자와 조화를 이루어 힘찬 날개짓을 하며 중심에 선다. 이 때 카메라가 이동하며 하늘을 보여 준다.흥미로운 것은, 노래의 후렴구는 처음과 변함이 없는 것 같은데, 무용수의 춤이 자율적으로 달라진 점이다. 즉, 환경은 바뀐 것이 없는데, 나의 인식이 변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그림자는 더 이상 나를 옥죄는 적도 감옥도 아니다. 내가 끌어 안고 조절하며 에너지를 얻는 힘의 원천으로 변화한다. 두려움은 확신과 열정으로 변모한다. 이 날개짓에서 나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 무대 우측 상단의 벽에는 사람 눈과 코로 보이는 그림(이 그림은 V가 공연할 때 입었던 옷에서 본 것 같다.)과 Hungry, Power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글씨는 해독을 못 하겠다. 



 노래 목소리와 가사와 무용이 영상으로 하나가 된다. 현악기의 섬세한 감정 묘사가 더해지니 감동적인 예술 작품이 완성되었다. 노래와 음악과 춤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삼위일체를 보는 것 같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면세계의 숲을 여행한 느낌이다. 


융은 말한다.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는 자아실현을 위해 '의식화' 되기를 원한다고.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길에서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그림자를 인식하고 의식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꿈의 분석을 통해 그림자를 깨닫게 되는데.. 전문가만이 분석을 할 수 있으니 일반인에겐 접근이 어렵다. 또 다른 방법은 그림자가 타인에게 투사될 때, 투사된 그림자를 내 것으로 거두어 들이는 방법이 있으며 일상 생활에서 실천이 가능하다. 남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기 전에 나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보는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자아성찰을 위한 산책이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창작 활동을 해도 좋겠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숲을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면의 자아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내면의 정원을 가꾸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쓸고 닦고 쓰레기를 버리고 물을 주고 거름도 주면서 내 마음의 정원을 부지런히 돌본다면 건강하고 튼튼한 나무가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이고 새들도 와서 노래를 부를 것이다. 버려진 비밀의 화원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아! 참 좋다.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심리학이 예술을 통해 형상화되고 음악으로 들려지는 것이 즐겁고 감사하다.

 

   "미운 오리새끼" 동화에서 오리와 다르게 생긴 것 때문에 놀림과 배척을 당하고 무리에서 소외되고 자기 스스로도 위축 되었던 어린 백조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고 백조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해 본다.

'나는 백조로 태어났는데, 오리인 줄 알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 너머 진귀한 보석이 있는 푸른 바다를 탐험해 보자. 

우리의 소우주는 광활하고 신비하니까..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용기내어 모험을 떠나라.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 


Black Swan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내 영혼을 정화(淨化)시킨다.

카타르시스

Catharsis

Catarsis

Catа'rtico

Kaтарси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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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에서  최고의 그룹 (Top Group and Top Social Artist)으로 우뚝 선 날!

 축하해요. 풍악을 울려라! 신난다.

Поздравляю BTS  ура, ура, ура!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BTS, Halsey 

 Благодарим BTS бесконечно за истинную музыку и усердный труд.

여러분의 진실한 음악과 성실한 노력에 무한 감사합니다.

Ступай БТСе с Богом. / God be with BTS.

Map of the Soul PERSONA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feat, Halsey

소우주(Микрокосм)

Make It Right

HOME 

Jamais Vu

Dionysus (Дионис)

♪☆♥

Go BTS 

Let It Be. 하하하!

♪~ Ой,  как прекрасн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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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가 다니던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  그 친구는 내가 꿈꾸던 학과에 진학을 했지만 난 불합격해서 독립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했지. 자격증을 따서 취직을 했고 일은 할 만 했어. 

 노래하는 시간이 좋아서 교회를 성실하게 나갔어. 언니, 오빠들이 반갑게 맞아 주는 것도 좋았고 또래나 동생들과도 불편함 없이 말을 하게 되었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애랑 나랑 같이 웃어대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웃느라고 진행을 못 할 정도로 감정 표현이 가능해지자 표정이 밝아지고 얼굴도 예뻐지더라. 백만불 짜리 웃음이라며 놀림 아닌 놀림을 받기도 했지.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참 행복했지. 

 어느날, 수련회 다녀 온 후였을거야, 베이지색 신발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어. 천사가 주는 거라면서 꼭 신으라고 했지. 누군가 내 비 새는 낡은 운동화를 보고 마음이 아팠던거야. 난 감동했어. 내 발 끝을 살피며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다니... 내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지.  내 손을 잡아 준 고마운 사람들이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려면 먼저 너 자신을 사랑해야 해"라며 진지하게 상담을 해 주던 오빠가 생각나. 그 오빠가 좋아서 편집부에 들어가고 글도 쓰고 편지도 쓰고... 직장 옮기면서 소식이 끊어졌지만... 참 고마운 선배였지. 참 좋아했던 사람이지만 내 짝은 아니었나봐.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늘 노력하고 공부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고 매우 성실하고 진지하게 삶에 임했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힘들게 지나 온 시간. 꿈이 있으니까 가능했지.  나는 평화의 도구로 살고 싶었어.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하지 않으려 애쓰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어.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날 천사라고 부를 정도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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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 어색했을까?

그랬겠지. 많은 혼잣말.. 거울 앞에 서서 표정 연습.. 내 모습은 외국인이 한국어 말하기를 공부하는 것 같았을거야. 정말 힘들게 목소리를 낸 거라고.

처음엔 신기하게 보던 아이들이 자주 웃어대곤 할 때 난 당황스러웠어.

'왜 웃는 거야? 난 진지한데..?' 

비웃는 건가? 왜 내 말이 왜곡되어 이해되는 것일까?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어. 그래서 말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깊이 없이 함부로 내뱉는 말들에 상처 받는 일이 생겼지. 

내 별명은 '싸이코'

중학교 땐 철학자였는데.. 이젠 싸이코라니..


 어느 날엔가 계단 구석에서 울던 장면이 떠올라. 날 알지도 못하면서 왜 놀리고 마음을 아프게 하니?  아침부터 밤 10 시까지 같은 공간에서 경쟁하며 스트레스 많이 받았겠지. 그래도 희생양이 되긴 싫어. 

너희들이 아무리 놀려도 나는 나일 뿐이야. 좀 다르다고 해서 특이하다고 해서 나쁘거나 잘못된 거 아니잖아. 내가 나쁜 짓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뭐, 날 그렇게 부르며 웃을 수 있다면 내가 더 더 웃겨 드리지. 

웃겨보자고 작심하니까 말장난도 하게 되더라고. 어릿광대가 되어 말을 많이 한 후 찾아오는 허무감을 느끼면서 군중속의 고독이 뭔지 알게 됐어. 다시 말수가 줄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체념하고...

온전히 날 이해하는 사람은 없구나! 내 말은 이상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와. 

BTS- 'Am I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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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인간의 눈에 띈 적이 없고 이름도 없어. 겨울에는 북태평양 중위도 바다에서, 여름이면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탐지된다는 '52헤르츠 고래'

 Whale+alien=Whalien52 

고래 52의 심정을 나타낸 노래라!!!!

아이고~!  고 2 때 소녀의 심정을 너무나 잘 표현해 줘서 웃다가 울다가...

이 외로운 소녀를 본 척 하지 않고 마음을 터치해 주는 당신들의 노래는 뭐라 표현 할 말이 없어요. 심령술사가 아닐까?

그 당시 많이 불렀던 노래를 추천할게요. 고래는 안 나오지만, 슬픔과 외로움 고통과 희망 사랑이 배어 있는 곡.

*바위섬- 작사,작곡:배창희 가수: 김원중

1980.05.18 광주를 고립무원의 외로운 섬으로 표현한 곡이란 건 나중에 안 사실.   오늘은 이만...

바위섬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인적 없던 이 곳에

세상 사람들 하나 둘 모여들더니

어느 밤 폭풍우에 휘말려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바위섬과 흰 파도라네


바위섬 너는 내가 미워도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

다시 태어나지 못해도 너를 사랑해

이제는 갈매기도 떠나고 아무도 없지만 

나는 이 곳 바위섬에 살고 싶어라 ×2

김원중 노래/ 배창희 작사.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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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s 앨범 곡들은 꿈을 향해 출발한 청소년들이 현실을 살아내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어.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지만, 누구나 내적 갈등을 겪고 상처를 주고 받으며 아파하지. 청소년기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겪을 수 밖에 없는,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솔직하게 표현해 줘서 고맙고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책임이 우리 어른들에게 있는데, 제대로 해내지 못했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꿈과 양심과 현실 사이에서 여전히 갈등하며 싸우고 있는 중년의 나에게 도전이 되는 노래들... 나이가 들어 겉모습이 변해도 마음만은 청춘인 것 같아. 순간적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음악의 힘!

 '4 시' 라는 곡으로 시작 된 이 음악산책 시간은 참 소중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다시 시작하도록 용기를 줬어. 가끔은 끙끙 앓을 정도로 나의 그림자와 직면하는 것이 고통스럽기도 해. 실제로 3킬로나 살이 빠졌어, ' 아픈 곳을 건드리니까. 마치 모래놀이치료실에서 노는 것 같아. 마음 깊은 곳을 터치해. 음악치료나 상담시에 써도 좋은 노래가  될 거라 생각해.

 마음 문을 열어주는 곡들이 많아. 맘이 좀 부드러워져. 그래서 나 자신과 타인에게도 조금 관대해지지. 웃음을 되찾아 줘서 고마워요. 음악선물.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도전을 받고 많이 망설였어. 유엔 연설에서 남준씨가 한 말들이 날 흔들었지만... 별 별 이유들을 나열하는 내게 한 방을 날리더군. "So What?" 자려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섰지.(12월 12일 사건) 그래 . 항복이다. 천천히 내 이야기를 들려 줄게. BTS 당신들처럼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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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감추고 살았던 아이가 생각나는 노래

'Singularity'

길 잃고 방황하는 아이처럼 외롭고 힘겨웠지. 감정을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꿈 속에선 쫓기는데 도망칠 수도 없어. 숨이 턱턱 막혀 살려달라고 외치지도 못해. 자다가 경기를 일으키곤 했다는데.. 겉으로는 몸이 좀 약한 아이처럼 보였을테지. 어느날엔가 결국 쓰러져서 엄마가 학교에 온 적이 있어. 여름에도 기침을 많이 했으니까 기관지가 좀 약하게 태어났단 생각이 들었을 뿐...  

 이 노래에서 내 상태를 잘 표현하고 있어. ' 나에겐 목소리가 없어.' 얼어붙은 호수처럼 감정이 흐르지 못하던 상태. 내가 나를 낯설어 하는 상황. 내가 내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해서 그래서 불안하고 긴장되어 몸이 편하지 않았던 날들.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았기에... 실제로 말을 거의 안했지. 어떤 애들은 내가 벙어리처럼 보였대. 집에서나 학교에서 늘 말이 없고 착하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아무도 몰랐을거야. 내가 얼마나 아픈 상태였는지...  난 착해야만 했으니까. 차라리 오빠처럼 말썽부리고 잔소리라도 들었으면 아프지 않았을텐데... 그럴 수 없었지. 막내동생이 죽은 것이 나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성인이 되어서야 알았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해가 질 때까지 놀았고,시골에서 살아서 자연과 늘 친구하며 지냈어. 나 자신과 대화하는 아이가 되었고 글을 쓰기 좋아했지. 내면의 아이와 만난 것이 이 때 즈음이었을거야. 나무와 바람과 별과 달님, 만나는 모든 것들에게 말을 걸고 귀 기울이게 된 것도 ... 조금씩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

 더이상 외롭지 않다고 느꼈어.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니니까. 신기한 것들이 가득했지.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작은 씨앗 하나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 꽃을 피우더니 열매를 맺고 다시 많은 씨앗으로 돌아가는 장면이야. 이건 기적이야. 생각해 봐. 보잘것 없이 작은 씨앗 한 알에 무수히 많은 씨앗들이 들어 있다는 걸. 거대한 생명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이 세상에 하찮은 존재는 없다고 생각해. 좀 다른 모습일 뿐이지. 눈에 보이는 현상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본질을 보는, 넓고 깊은 시야를 갖고 싶어.

  *아이들의 우주*라는 책을 권하고 싶어.  

사람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만들어 준 책이야. 

 

 입을 닫고 살면 보고 듣는 것들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 같아. 전지적 관찰자 시점이 된다고 하면 잘 설명이 되려나? 타인의 감정에도 무척 예민해지지. 

 착하다는 말을 싫어했어.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가면을 쓴 댓가로 얻는 별명이지. 착한 아이가 아니란 것을 내 자신은 알고 있으니까. 

 교실에서 반항할 용기도 내 보고. 아버지 앞에서 황소고집을 부리게도 하는 그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소리들... 외침들... 꼭꼭 숨겨둔 어둠의 창고 문이 열리는 순간 더이상 방어할 힘이 없어.


이 노래는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해. "진짜 너의 모습은 뭐니?"라고 묻고 있어.아``` 나도 여전히 찾고 있는 중이야. 

*아이들의 우주- 가와이 하야오 지음. 김유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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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직샵' 노래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를 생각나게 해.


'Magic Shop'

문을 열고 들어가기만 하면 된대.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며 상처를 치유하는 곳.

눈물로 핀 별들이 모여 은하수로 빛나는 곳.

서로의 우주를 마주하는 신비한 공간.

서로 믿고 신뢰하며 지지해 주고 사랑한다는 거... 무조건 무조건이야.

"so show me~~~ I'll show you...."

이 가사가 참 마음에 들어. 서로 화답하는 마음들.

공명 ~ 메아리 ~ 울림~ 하모니~ 콘서트 한마당~온 우주가 춤추는 느낌. 

때론 의심이 들고 두렵다는 것은-- 잘 가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몰라.

우린 완벽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우린 성장해 가고 온전져 갈 수 있지. 

함께 동행한다면, 함께라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워.


 '힘들고 아플 땐 혼자서 버티지 말자.

 만약에 혼자라면...

 결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자.

 내 안에서 나를 응원하며 말을 건네는 영혼의 친구가 있으니...'


사람은, 믿고 신뢰하며 지지해 줄 때, 천군만마를 얻은 장수처럼 씩씩해지는 것 같아. 자꾸 힘이나고 용기가 솟아 올라. 

사람을 살리는 당신들의 노래가 들려지는 가슴마다 매직이 일어나고 또 일어나서 세상이 아름다운 별들로 반짝일 그날을 봅니다. 

고마워요. 모두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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