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0.01 도깨비바늘과 놀이터는 닮은꼴
  2. 2008.09.25 빈 집의 앞마당엔 풀이 무성해.
  3. 2008.09.20 목화밭에 담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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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바늘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8-9 월이면 가지 끝에 머리 모양의 노란색 꽃을 피우지요.
꽃이 지고 나면 가늘고 긴 씨에는 4 개의 가시털이 달린답니다.
그 가시털은 번식을 위해 큰 역할을 하지요.
도깨비바늘을 스치는 모든 것에 달라붙어 이동하며 씨앗을 퍼뜨리는 것이지요. 특히, 옛날 체육복에는 엄청 잘 달라붙는 놈이라는 것을 제 경험으로 알고 있어요.
 산으로 들로 개암열매나 밤을 따러 다니고 도토리를 주우러 다녔던 어린시절에, 옷에 착 달라붙어 제 손을 바쁘게 했던 이녀석을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갑습니다. 이 녀석 친구로는 도꼬마리가 있지요. 갈고리 모양으로 굽은 가시가 많이 난 도꼬마리도 달라붙기의 명수거든요.

 이런,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오늘 세 살짜리 남자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갔어요.
아이는 처음에는 좀 망설이더니, 시소로부터 시작해서 스프링이 달린 목마, 구름사다리, 철봉, 미끄럼틀, 그네에 이르기까지 탐색을 합니다. 미끄럼틀에서 망설이기에 제 무릎에 앉혀서 타고 나니 또래 여자아이가 한 명 오더군요.  보조개가 살짝 들어가는 뺨을 가진 그 꼬마는 할머니가 밀어주는 그네를 높이 높이 오를 때까지 웃으면서 타더라구요. 

 그 후에 4 세 남자아이 2 명과 또래 여자아이 한 명이 더 오고 아장아장 걷는, 이제 막 돌을 넘긴 아이 2 명도 와서 놀이터는 어른들과 아이들로 만원입니다. 형들은 거침없이 미끄럼틀을 타며 실력을 뽐내더군요. 아이는 역시 아이들에게서 가장 빨리 배웁니다. 아이가 형들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신나게 노는 거예요. 나중에는 옆으로 누워 미끄럼틀을 내려 오지 뭡니까.
 반원형 구름사다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에 제가 박수를 쳐 주면 오버액션까지 취하니 무척 귀엽습니다. 아이들이 모래놀이하는 삽과 양동이까지 차지하고 한참을 놀고 나서도 집에 갈 생각이 없습니다.
 
 엄마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해도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며 엄마 슬리퍼를 벗겨서 깔고 앉기까지 하더군요.  제 말도 듣지 않으니 저도 난감하고, 동네 할머니까지 설득에 나섰으나 소용이 없어요. 아~ 이럴땐 참 힘들어요.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한 마디가 있었답니다. 동네 할머니께서 꺼낸 말씀입죠. " 아이스크림 먹으러 집에 가자."
오 ~ ~ 예스!
아이스크림의 위력은 대단해요.
아이가 바로 일어서서 집으로 달려 갔으니까요.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도깨비바늘과도 같습니다.
한 번 스치기만 해도 척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지요. ㅎ ㅎ 

  우리 사랑스런 아이들이 좋아하는 꿈의 장소인 놀이터에서 맘껏 뛰어놀도록 배려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아이들은 실컷 놀면서 자라나야만 해요. 노는 것도 다 때가 있으니까요. 우리의 어린시절을 추억해 보세요. 얼마나 자유로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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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 앞마당에 풀만 무성해.
쓸쓸함을 감추려는 듯, 돌보는 이 없어도 잘 자라는 풀.

빈 집이 늘고  아이들이 점점 적어지는 농촌.
동네 마당을 차지하고 맘껏 놀던 아이들 모습은 찾아볼 수 없군.

옛날 이맘때면 동네 거미줄이 남아나지 않았을 것인데,
잠자리, 메뚜기 잡으며 고추밭과 논길을 쏘다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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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노래가 있죠? "우리 처음 만난 곳도 목화밭이라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사랑을 약속했던 곳 그 옛날 목화밭 목화밭.." 가사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목화밭 추억을 노래하던 가사가 인상적이지요. 예전에는 목화밭이 많았어요.
 
 제게 목화밭은 엄마 따라서 솜을 따던 추억이 담긴 곳입니다. 딸이 셋이라, 엄마는 시집 보낼 때 솜이불 해 주시려고, 집 너머 밭에 목화를 6 줄 정도 심곤 하셨어요. 하얀 솜꽃이 피면, 우린 허리에 보자기를 둘러 솜을 따 넣을 공간을 만들었어요. 마냥 놀고 싶었던 어린시절이라 일이라면 하기 싫었죠. 목화를 딸 때 벌어진 딱딱한 열매 가장자리에 손이 긁히곤 했었구요. 제 기억에 목화꽃이 생각나지 않는 것을 보면, 목화 따는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 다시 본 목화꽃은 참 아름답네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목화밭'이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 칠 정도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학교를 다녔어요. 목화꽃이 필 무렵이면, 초등학교 4 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일손을 돕기 위해 학교 대신 목화밭으로 일하러 간다고 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구름꽃이 누구에게는 낭만적인 장소가 되기도 하겠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는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는 괴로운 장소가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일을 한 댓가로 용돈을 벌 수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라서 그래도 참을만 했다는 그녀의 말에 가슴이 아픔니다. 고등학생도 아닌 어린아이들에게 일을 시키다니..

 요즘도 아이들은 11월까지 목화 따는 일을 하러 간다고 하네요. 만약, 부모가 아이를 일터로 보내지 않으려면, 병원에서 가짜
진단서를 끊어서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병원에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친구의 조카는 조금의 용돈을 받고 싶어서 목화밭에 가겠다고 하지만, 밤 늦게 집으로 돌아오다가 납치라도 당할까봐 걱정이라고 합니다. 인신매매단이 있어서 그렇대요. 도시락 싸 들고 일하러 가는 아이들이 불쌍합니다.
 

 이런 일도 있었대요. 친구가 목화를 따다가 손에 상처가 나고 염증까지 생겨서 엄마는 학교에 가서  딸을 목화밭에 보내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장갑을 끼고 일하면 된다고 했다네요. 엄마는 화가 나서 그럴 수 없다고 하자, 학교에서는 일하러 가지 않으려면 다른 학교로 옮기라고 했대요. 결국, 친구는 전학을 가게 되었구요.

 물론, 목화밭 덕분에 좋은점도 있었대요. 큰 공장이 들어서서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게 된 것이죠. 목화는 버릴 것이 전혀 없는 식물이래요. 목화씨는 기름으로 쓰고, 목화는 면이나 솜이불을 만들죠. 그래서 목화를 다른 이름으로 '면화'라고 불러요. 목화를 따고 난 꼬투리는 소에게 먹이로 준대요. 그러면 소의 젖인 우유가 기름기가 좔좔 흐르면서 맛있다네요. 뽑은 줄기는 땔감으로 쓰지요. 참 유용한 식물이네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저는 우리나라 70-80 년대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돈이 없어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친구들이 도시에 있는 공장에 가서 일을 했었지요. 생각해보니, 세상이 급격히 변했군요. 이젠 3 D 직종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종사하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그들에게 잘 대해 주어야겠어요.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 덕분에 우린 좀 더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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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목화가 드디어 하얀 솜과 검은 씨앗을 맺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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