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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바늘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8-9 월이면 가지 끝에 머리 모양의 노란색 꽃을 피우지요.
꽃이 지고 나면 가늘고 긴 씨에는 4 개의 가시털이 달린답니다.
그 가시털은 번식을 위해 큰 역할을 하지요.
도깨비바늘을 스치는 모든 것에 달라붙어 이동하며 씨앗을 퍼뜨리는 것이지요. 특히, 옛날 체육복에는 엄청 잘 달라붙는 놈이라는 것을 제 경험으로 알고 있어요.
 산으로 들로 개암열매나 밤을 따러 다니고 도토리를 주우러 다녔던 어린시절에, 옷에 착 달라붙어 제 손을 바쁘게 했던 이녀석을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갑습니다. 이 녀석 친구로는 도꼬마리가 있지요. 갈고리 모양으로 굽은 가시가 많이 난 도꼬마리도 달라붙기의 명수거든요.

 이런,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오늘 세 살짜리 남자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갔어요.
아이는 처음에는 좀 망설이더니, 시소로부터 시작해서 스프링이 달린 목마, 구름사다리, 철봉, 미끄럼틀, 그네에 이르기까지 탐색을 합니다. 미끄럼틀에서 망설이기에 제 무릎에 앉혀서 타고 나니 또래 여자아이가 한 명 오더군요.  보조개가 살짝 들어가는 뺨을 가진 그 꼬마는 할머니가 밀어주는 그네를 높이 높이 오를 때까지 웃으면서 타더라구요. 

 그 후에 4 세 남자아이 2 명과 또래 여자아이 한 명이 더 오고 아장아장 걷는, 이제 막 돌을 넘긴 아이 2 명도 와서 놀이터는 어른들과 아이들로 만원입니다. 형들은 거침없이 미끄럼틀을 타며 실력을 뽐내더군요. 아이는 역시 아이들에게서 가장 빨리 배웁니다. 아이가 형들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신나게 노는 거예요. 나중에는 옆으로 누워 미끄럼틀을 내려 오지 뭡니까.
 반원형 구름사다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에 제가 박수를 쳐 주면 오버액션까지 취하니 무척 귀엽습니다. 아이들이 모래놀이하는 삽과 양동이까지 차지하고 한참을 놀고 나서도 집에 갈 생각이 없습니다.
 
 엄마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해도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며 엄마 슬리퍼를 벗겨서 깔고 앉기까지 하더군요.  제 말도 듣지 않으니 저도 난감하고, 동네 할머니까지 설득에 나섰으나 소용이 없어요. 아~ 이럴땐 참 힘들어요.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한 마디가 있었답니다. 동네 할머니께서 꺼낸 말씀입죠. " 아이스크림 먹으러 집에 가자."
오 ~ ~ 예스!
아이스크림의 위력은 대단해요.
아이가 바로 일어서서 집으로 달려 갔으니까요.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도깨비바늘과도 같습니다.
한 번 스치기만 해도 척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지요. ㅎ ㅎ 

  우리 사랑스런 아이들이 좋아하는 꿈의 장소인 놀이터에서 맘껏 뛰어놀도록 배려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아이들은 실컷 놀면서 자라나야만 해요. 노는 것도 다 때가 있으니까요. 우리의 어린시절을 추억해 보세요. 얼마나 자유로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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