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칡 줄기에서는 잎사귀 하나 나오지 않았네요.
칡이 어디가 아픈 모양입니다.
그러나 새순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 칡넝쿨이 있어 위로가 됩니다.
나는 어린시절에 산에서 칡뿌리를 많이 캐 먹었습니다.
달작지근하고 쌉싸름한 뿌리를 씹어 먹곤 했지요.
산에서 칡뿌리를 캐다 보면 그 생명력에 놀라게 됩니다.
뿌리가 무척 굵고 깊이 박혀 있거든요.
그 뿌리를 따라가며 땅을 파다 보면 작은 구덩이가 생기곤 했으니까요.
물론 굵은 뿌리는 맛이 좋고 달지요.
요즘에는 몸에 좋다고 해서 칡즙을 판매하기도 하더군요.
새순이 나오는 5 월이면 연하고 통통한 칡넝쿨을 골라 껍질을 벗겨 씹어 먹으며 목을 축이기도 했습니다. 마치 옥수수대를 씹어서 달작지근한 즙을 먹듯이 말입니다.
칡 잎은 토끼가 잘 먹는 것이어서 자주 뜯어다 주곤 했었는데..
그리고 뭔가 질긴 끈이 필요하면 칡넝쿨이 제격이랍니다.
땔감으로 쓸 나무들을 모아 칡넝쿨로 묶으면 튼튼하고 손으로 들기도 좋지요.
꽃은 연보라색으로, 등나무꽃처럼 축 늘어져서 피어납니다.
오늘은 칡 꽃 향기를 찾으러 가야겠어요.
가물가물한 ,어릴 적, 그리운 향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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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조금씩 나아갑니다.
때론 바닥에 몸을 기대기도 하고
때론 담장을 넘다가 바람에 흔들리지만
높은 나무를 향하여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높이 높이 오르는 것
이것이 나의 본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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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버지와 오빠랑 산으로 나무를 하러 다녔습니다.
아마도, 놀러 다녔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군요.
산딸기를 발견하는 날엔 칡넝쿨 잎사귀에 딸기를 가득 담았지요.
때론 쐐기에 쏘이기도 하고, 미끄러지다가 칡넝쿨 잡고 일어서기도 했습니다.
여린 순은 껍질을 까서 시원한 즙을 먹을 수 있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칡뿌리는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우리집 토끼도 좋아하던 싱싱한 잎사귀..
가끔 급할 땐 휴지 대용으로도 최고지요. ㅎ ㅎ
버릴 것 하나 없는 식물!
정말 신기했던 것은 이것입니다.
칡넝쿨은 스파이더맨처럼 무엇이든 타고 오른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높은 나무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
그건 아마도 본능 때문이겠지요?
.
인간의 본능은 무엇일까요?
.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높은 곳을 향하는 칡넝쿨과 같지 않을런지요.
내 삶이 다시 시작되는 날까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오늘도 한 걸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