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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1 찰흙놀이

2008. 9. 1. 19:55 아이들

찰흙놀이

  작은 말 한 마리가 있습니다.
아이는 큰 말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했지요.
어설프지만, 머리와 목을 만들고 말의 몸통을 길게 한 후에 엉덩이에서 꼬리를 빼냈죠.
몸통 찰흙에서 짧지만 통통한 네 개의 다리를 뽑아 낸 후에 아이에게 건냈습니다.

 처음에는 두 마리의 말이 싸움을 했습니다.
아이는 연실 소리를 내며 말들을 부딪혔죠. 어린 말이 힘들어 보였던 나는 얼른 찰흙 그릇에 풀을 만들어 주며 " 말들에게 풀을 좀 먹일까?" 다행히도 아이는 두 마리 모두에게 풀을 먹였습니다. 배불리 먹인 후 큰 말은 작은 말을 등에 업고 어디론가 갔지요.
 
 " 병원 병원" 아이는 말이 병원에 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얼른 의사처럼 행동하며 어서오라고 인사를 했답니다. 말의 목뼈가 부러져 있어서 정성껏 만져주고 다리와 몸통도 튼튼한 모양으로 빚어주니 보기에 좋았습니다. 아이는 만족하며 돌아갔지요. 큰 말은 어린 말을 업어주고 자동차를 탄 후에 하늘 높이 비행기처럼 날아가며 기쁜 소리를 질렀답니다. 환한 얼굴을 보는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지요.

 아이는 찰흙으로 만든 투박한 말과 자동차로 한 시간 내내 놀았습니다.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내면서 말이죠.

 대본 없는 연극과도 같은 찰흙놀이를 하며 나는 아이의 세계로 초대된 손님이 됩니다.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이보다 앞서기보다는 아이의 상상력을 따라가는 좋은 친구가 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우주는 나의 생각보다 훨씬 광활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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