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12.28 왜 그러셨어요?
  2. 2018.12.27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는 하나인데 형제, 자매들이 느끼는 아버지는 다 다른 모습이네요.

 어느 날, 언니와 아버지에 관해 이야기 나누다 놀랐어요.

 언니는 첫째 아이고 아버지와 함께 여기 저기 친척 집을 다니기도 하고 누구나가 다 아는 존재였죠. 성격도 활발하고 일도 잘 하고.. 다정하고 듬직한 아버지 모습을 많이 기억하는 게 신기했어요. 노래를 좋아하고 잘 웃는 아버지로 기억하더군요. 오빠도 친척들이 다 알았죠. 여동생은 막내라고 무조건 예뻐하시던 모습을 기억해요. 동네에서도 아버진 좋은 사람이었지만, 난 아닌데.. 어른이 된 후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날 보면 "니가 ㅇ ㅇ이냐?" 라며 언니 이름을 대던 것이 생각나요. 동네 사람들도 날 잘 몰랐죠. 항상 조용히 지내는 아이였기에...

 엄마나 언니 기억에 제일 안타까웠던 모습이 내가 혼나는 장면이었대요. 밥상머리에서 고집부린다며 혼난 기억은 나는데.. 말을 거의 안 했으니까,  소통이 잘 안 되어서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었을테지만요. 회초리를 맞은 기억은 나지 않는데.. 무의식 저 편으로 감추어 둔 걸까요?

 엄마나 언니의 기억에 의하면, 나는 아무리 혼을 내도 잘못했다고 빌거나 도망치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티며 매를 맞았대요. 매 맞을 짓을 했나? 착한 아이로  산 것 같은데.. 어른들이 항상 옳은 건 아니잖아요. 내 자존심을 버리면서 내 잘못이 아닌 일에 대해 용서를 빌어야 했나요? 언니는 언니라서, 오빠는 4 대 독자라서, 동생은 여섯 살이나 어리니까 내가 당해야 하나요? 아니요. 난 싸워야 했어요.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텨야 했다구요. 말을 안하고 수동공격적 성격으로라도. 난 미움 받는 아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를 만나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때릴 필요는 없잖아요. 왜 그 때 날 때리셨어요? 당신을 많이 닮아서 그런 건 아닌가요? 

 나중에 아이를 키우다가 발견한 사실인데, 나처럼 고집스레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화가 많이 나더라구요.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을 직면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나는 왜 이럴까?' 자괴감이 들었지요. 

 아~ 그러네요.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중학교 다닐 때, 난 공부하는 게 좋았어요.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던 선생님을 좋아해서 그 선생님이 운영하는 생물반에 들어가서 방학 때 활동을 하러 가야 했지요. 그런데 그 사실을 모르는 아버지는 밭에 가서 고추를 따야 한다고 했죠. 난 일하는 게 싫은 것이 아니었어요. 언제나 성실하게 일을 도왔잖아요. 동생도 돌보구요. 단지 선생님과 친구들과 시내에 발표하러 가는 날이었다구요. 사정을 말 했다면 다르게 행동 하셨으리란 걸 알지만, 난 그 당시 죄책감 때문에 입을 닫고 사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더 고집스레 보였을지도 모르죠. 

 " 난 아버지가 싫어요. 선생님이 우리 아버지였으면 좋겠어." 

  난 용기내어 말했다고 기억하는데, 모르겠어요. 실제 사건인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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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esand

아버지! 농부이신 우리 아버지는 땀 흘려 일하는 사람. 엄마도 쉴 틈 없이 부지런히, 개미처럼, 열심히 농사 짓고 살림 꾸려가시느라 허리가 휘어질 정도로 몸을 혹사한 사람. 자식들은 농사가 아니라 좀 편한 일을 하고 살길 원해서 공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어.

 전쟁을 겪은 세대...

 어린 시절에 가난과 죽음을 체험한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도 모르고 자란 우리들...

 전쟁은 우리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를  어머니를 빼앗아 갔지..

 누구의 잘못일까? 

 아버지는 할머니 손에서 3 대 독자로 과잉보호 받으며 자라셨어.

 외할아버지를 뵌 적이 없어. 외할머니는 자식 셋을 어찌 키우셨는지...

 전쟁은 괴물처럼 우리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며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끝내지 못한 지독한 전쟁아...

 도대체 누구에게 이 책임을 물어야 하지?

 대답해 봐.  ......?

 이런 전쟁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아. 절대로 절대로...

 이젠 멈춰야 해.

 선택해야 해.

 새 역사를 써 가야만 해. 

그 출발점은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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