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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20. 22:03 아이들
도서관 길모퉁이에서 만난 천사
도서관 모퉁이 벚나무
45도 경사진 곳에 뿌리 내린 벚나무 곁을 지나자 마자,
촉촉한 눈이 내려 녹아 가지마다 수정구슬로 장식한 작은 벚나무가 나를 반긴다.
" 와아~ 온통 빚나네! 정말 멋지다!"
"와아~ 정말 예뻐요. 반짝반짝 물방울들이 보석 같아요!"
"그래. 보석이네! 와~ 물이 올랐네. 물 올랐어.
저 가지 가지마다 파릇파릇 연두색 변한 것 좀 봐.
어제랑 또 달라. 얼른 휴대폰을 충전 해야겠어. 찍어야지."
"저는 휴대폰이 아예 없어요."
"그래? 아! 너는 스케치북이 있네. 그리면 어때? 그러면 영원히 기억되는 거니까."
"아! 그림 그리면 되겠다! 어! 작은 새집도 있네요!"
"어머, 그러네. 난 오늘 첨 봤어. 잘 관찰해야 새로운 게 보이네."
"그런데, 추워지면 저 물방울들이 어떻게 될까요?"
".. 글쎄.. 내린 눈이 다 녹는 걸 봐서 얼진 않을 것 같은데..
올해 너무 가물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야. 저 물 먹고 나무가 쑥쑥 자라겠지?
꽃을 피우겠지?"
"자연을 좋아하시나 봐요?"
"응, 아주 많이. 오늘 산책하다 누군가 의자에 만들어 놓은 눈사람을 봤는데..
아~ 보여주고 싶은데.. 카메라 방전됐어."
"혹시, 캥거루 벚나무 아니? 저기 저 나무야"
"아~! 보긴 봤는데.. 이름은 몰랐어요."
"그래? 내가 지어 준 이름이야. 꼭 어미 캥거루 주머니에서 나온 새끼 같아서. 흐흐흐"
"하하하"
도서관에서 쉬고 충전도 한 후 다시 모퉁이에서 사진을 찍다가,
"어머,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니?"
"아~, 예."
"혹시, 네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내가 너와의 만남을 글로 쓰고 싶은데..
허락한다면, 네 이름을 쓰고 싶어서.. 내 이름은 ㅇㅇㅇ 야. "
" 아하! 그래요? 좋아요. 저는 ㅇㅇㅇ예요."
"그래. 혜서야! 만나서 반가웠어. 잘가."
" 네. ㅎㅎㅎ 안녕히 가세요."
'아~ 참 행복하다. 요렇게나 깜찍하고 마음이 맑고 예쁜 9 살 친구를 만나다니!
세상은 참 아름다워.'
정월 대보름 달님!
아침엔 당신을 못 볼 줄 알았어
촉촉눈이 엄청 내렸거든
덕분에 멋진 풍경을 담으며 산책했지
저녁이 되니 흐르는 하늘에 해님이 방긋
"와~ 당신은 바람을 가르고 오시는 길이군요!"
와우! 모든 소원이 다 이루어진 듯한 오늘 하루
이렇게 완벽하게 아름다운 날을 선물로 받았으니 감사 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