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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1.20 9-5 Black Swan=정화
  2. 2019.03.03 달과 그림자

2020. 1. 20. 17:12

9-5 Black Swan=정화

백조- 백조는 영혼을 고양시키고, 삶의 어둡고 신비스러운 측면에 대한 지식을 가져다주는 존재의 상징이다. 

숲- 어둠, 혼돈, 불안정의 장소. 그러나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자들에게는 평온과 피난의 장소일 수도 있다. 심리학적으로는, 찾아내야 할 비밀과 마주 대해야만 할 어두운 감정과 기억이 들어있는 무의식의 상징이다. 

정원- 관리되는 자연. 자연과 마찬가지로 보살피고 키워야 할 인간 영혼의 상징이다.

그림자- 억눌러버린,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은 자신의 한 부분이다.

*참고서적: 상징의 비밀 (데이비드 폰태너)


 BTS의 앨범 '영혼의 지도-7' 편에 Shadow와 Black Swan을 보고 들으며 느낀 것들을 융의 심리학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다른 시각 또한 존재함을 인정한다. 여러 관점에서 보는 것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는 장점이 있어서 좋다. 나는 현대무용가들의 아트필름과 가사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 갈 것이며, 동시에 이해를 돕기 위해 연상되는 동화나 문학 작품들을 참조할 것이다. 


 공연 무대는 버려진 듯한 건물로 보인다. (버려진 쇼핑몰?) 과거에는 활기찬 장소였으나 현재는 잊혀지고 버려진 (개인 무의식)내면을 묘사하기에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공간은 없을 것 같다. 사선으로 빛이 비취는 공간을 지나 빛이 없는 공간으로 이동한다. 즉,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처음 춤을 춘 무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내려가면 아래층이 있고, 또 다른 아래층으로 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인다. 몇 층 건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음은 분명하다. 즉, 깊은 무의식층으로 무대가 이동하며 공연을 한다.

 

사람이 인생의 두려움이나 위기상황에 처할 때는 잠시 멈춰 서서 내면을 들여다 보며 자아성찰을 하게 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되어 사람을 더 온전한 사람이 되게 돕는다.

    

 이들이 첫 퍼포먼스를 펼치는 곳은, 바닥에 고인 물에 무용수들이 비춰서, 마치 호숫가에서 춤을 추는 것 같다. 노래의 제목대로 주인공 댄서가 흑조라 가정해 보자. 사실, 흑조인지 백조인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억눌러 버린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에 해당하는 자아의 다른 모습(개인 무의식의 그림자에 갇힌 자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빛에 노출되지 않아서. 즉, 아직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어둠의 상태로 남아있는 것 아닐까? 아직은 발견되지 않은 어두운 나의 반쪽 같은 모습이랄까? 


 그림자처럼 보이는 6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흑조를 둘러 싸고 날개를 조종하듯이 펼치기 전, 메인 무용수가 날개짓을 시작할 때, 등을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랐다. 채찍에 맞은 느낌. 이 소리는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다. 무용수는 소리없는 소리를 지를 정도(악몽을 꿀 때의 느낌)로 공포에 질려 있다. 무용수가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무용수가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한다. 이 죽음은 너무나 아프다. 뒷목이 잡혀 바닥에 던져지고 몸이 밟히고 손과 발이 묶이고 감옥에 갇히고.. 벗어나려 발버둥 치나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죄인이 고난을 당하고 심문을 당하는 것 같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장면이 연상된다.


"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나를 봤어"라는 가사가 들리며 감옥이 사라지고 "천천히 눈을 떠. 여긴 나의 작업실 내 스튜디오" "두 눈을 뜨고 나의 숲으로.. 그 무엇도 날 삼킬수 없어. 힘껏 나는 소릴 질러" 그림자를 체험하고 난 후에 무용수는 검은 무용수들을 뒤로 하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다리를 건너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홀로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다. 심장소리는 처음과는 달리 빨리 뛴다. 눈을 뜨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아(EGO)가 깨어나는 것과 같다. 죽음은 곧 새로운 탄생을 뜻하기 때문이다. "Film it now. Do you hear me?" 기록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것이다. 꿈 분석시에 잠에서 깨어 나면 기억하기 위해서 꿈을 기록하게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알기 원할 때 동영상을 찍듯이.. 이 가사 덕분에 나는 EGO가 그림자를 인식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확신했다. 

 

 무언가 용기를 내어 결심한 듯, 계단을 내려간 무용수는 더 이상 그림자에 조종 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맞서고 그들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그림자와 조화를 이루어 힘찬 날개짓을 하며 중심에 선다. 이 때 카메라가 이동하며 하늘을 보여 준다.흥미로운 것은, 노래의 후렴구는 처음과 변함이 없는 것 같은데, 무용수의 춤이 자율적으로 달라진 점이다. 즉, 환경은 바뀐 것이 없는데, 나의 인식이 변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그림자는 더 이상 나를 옥죄는 적도 감옥도 아니다. 내가 끌어 안고 조절하며 에너지를 얻는 힘의 원천으로 변화한다. 두려움은 확신과 열정으로 변모한다. 이 날개짓에서 나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 무대 우측 상단의 벽에는 사람 눈과 코로 보이는 그림(이 그림은 V가 공연할 때 입었던 옷에서 본 것 같다.)과 Hungry, Power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글씨는 해독을 못 하겠다. 



 노래 목소리와 가사와 무용이 영상으로 하나가 된다. 현악기의 섬세한 감정 묘사가 더해지니 감동적인 예술 작품이 완성되었다. 노래와 음악과 춤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삼위일체를 보는 것 같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면세계의 숲을 여행한 느낌이다. 


융은 말한다.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는 자아실현을 위해 '의식화' 되기를 원한다고.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길에서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그림자를 인식하고 의식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꿈의 분석을 통해 그림자를 깨닫게 되는데.. 전문가만이 분석을 할 수 있으니 일반인에겐 접근이 어렵다. 또 다른 방법은 그림자가 타인에게 투사될 때, 투사된 그림자를 내 것으로 거두어 들이는 방법이 있으며 일상 생활에서 실천이 가능하다. 남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기 전에 나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보는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자아성찰을 위한 산책이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창작 활동을 해도 좋겠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숲을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면의 자아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내면의 정원을 가꾸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쓸고 닦고 쓰레기를 버리고 물을 주고 거름도 주면서 내 마음의 정원을 부지런히 돌본다면 건강하고 튼튼한 나무가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이고 새들도 와서 노래를 부를 것이다. 버려진 비밀의 화원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아! 참 좋다.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심리학이 예술을 통해 형상화되고 음악으로 들려지는 것이 즐겁고 감사하다.

 

   "미운 오리새끼" 동화에서 오리와 다르게 생긴 것 때문에 놀림과 배척을 당하고 무리에서 소외되고 자기 스스로도 위축 되었던 어린 백조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고 백조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해 본다.

'나는 백조로 태어났는데, 오리인 줄 알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 너머 진귀한 보석이 있는 푸른 바다를 탐험해 보자. 

우리의 소우주는 광활하고 신비하니까..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용기내어 모험을 떠나라.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 


Black Swan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내 영혼을 정화(淨化)시킨다.

카타르시스

Catharsis

Catarsis

Catа'rtico

Kaтарси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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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esand

2019. 3. 3. 15:56

달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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