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6. 19:00

7. 탈피- 껍질을 벗다.

※ 뱀의 감각

 시각- 눈이 투명한 비늘로 덮여 있어 항상 뜨고 있으나 가까운 것만 잘 본다.

청각- 둔하다.  귓구멍이나 고막이 없으나 땅의 진동에 민감하다.

후각- 앞 끝이 둘로 갈라진 혀는 공기의 흐름, 진동, 온도차를 감지하며 냄새에 민감하다.

 

※허물 벗기

 뱀은 죽을 때까지 계속 자라나기 때문에 1 년에 여러 차례 허물을 벗는다. 

허물을 벗는 빈도는 나이와 활동 정도에 달렸다. 나이가 어리고 활동이 많을수록 탈피를 자주 한다. 

뱀의 피부는 두 겹이다. 표피(바깥 세포층)는 각질화된 비늘로 덮여있다. 

탈피 과정은 아래와 같다. 먼저 코 주변을 거친 표면에 문질러서 주둥이와 머리 비늘을 느슨하게 만든다.

그다음엔 풀밭을 기어 다닌다. 머리에서 꼬리 쪽으로, 안에서 밖으로 껍질이 뒤집히며 표피가 벗겨진다. 

 

※뱀의 상징

그리스 신화에서 뱀은 다산과 풍요, 재생과 불멸(뱀이 휘감은 지팡이- 생명나무)을 상징합니다.

성경에서 뱀은 악과 유혹, 선 악을 분별하는 지혜의 상징이래요.

그리고 재앙을 예고하기도 해요.

뱀은 여러 얼굴을 가졌군요. 

 

★내가 경험한 뱀 

어릴 적, 농사를 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부모님 덕분에, 저는 산과 들을 놀이터 삼아 자랐습니다.

뱀은 집 근처나 산, 들판, 논에서도 자주 목격됩니다. 

우리 논은 두 곳에 위치해 있어요.

한 곳은 뒷산을 넘어 들판을 지나 개울을 건넌 곳이에요. 여름에 멱감으러 가는 곳입니다.

다른 곳은 고개를 두 번 넘으면 산 아래 들판이 펼쳐진 곳입니다.

산 길 아래에 웅덩이가 있고, 그 주변이 우리 논입니다.

이 웅덩이엔 물고기, 개구리, 우렁이들이 살았지요. 

산 길 쪽에 무덤이 하나 있고 그 옆에 커다란 뽕나무와 느티나무가 자랐는데, 여기에 뱀굴이 있어요.

논둑을 걸을 때도 뱀이 수시로 오갔어요.

제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봄이면 써레질을 마치고 물 댄 논(벼를 심기 위함)에 물뱀입니다.

에스자를 그리며, 춤추듯이 유려한 몸짓으로,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을 넋 놓고 바라봤어요.

뱀의 신비한 무늬와 비늘이 햇빛에 반사되어 다양한 색으로 빛날 때는 신비롭더라고요.

뱀은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한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요. 

만약에 독사를 만난다면 조심을 해야 하지만요. 

혼자서 산과 들로 자주 쏴 돌아다녔는데 뱀에 물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동네 아이들과 함께 개암 열매를 따 먹으러도 자주 다녔고요.

진달래꽃 꺾거나 잔대 뿌리를 캐 먹고 산나물도 뜯었어요. 

문득 그 시절이 그립네요. 

말괄량이 삐삐처럼 주근깨 투성이인 여자애가 신나서 놀고 있네요. 

 

 사춘기 무렵엔 뱀 꿈을 자주 꿨어요. 

꿈속에서 우리 논둑을 걷는데, 뱀이 너무 많이 다녀서 조심조심 걸어야만 했지요.

어떤 때는 뱀굴이 나오기도 하고, 구덩이에 뱀이 우굴 우글 모여 살기도 하고요.

 

 우리 기와집을 허물었을 때, 집터에서 커다란 구렁이가 나왔단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 집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입니다.

예전에 비해, 시골에 뱀이 많이 줄어서 아쉬워요. 

 

 뱀 이야기를 한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성장, 변화해 간다는 것은 허물을 벗는 과정 같아요. 기존의 틀을 벗고 좀 더 크고 넓은 틀을 받아들이는 거요.

저는 모스크바에서 여러 번 껍질을 벗어야 했어요. 사람의 허물 벗기는 평생 동안 이루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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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마(독일어의 Seeie, 심령)에서 , 아니무스는 독일어(Geist, 심혼)에서 빌려 온 라틴어 용어이다. 융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내적 인격(아니마, 아니무스) 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것은 집단 사회에 적응하는 가운데 형성된 외적 인격인 페르소나에 대응하는 무의식적 인격이다.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내적 인격의 표현은 남성에서는 주로 기분(mood)으로 나타나고 여성에서는 주로 의견(opinion)으로 나타난다.

아니마는 남성에게 영감과 창조적인 통찰을 갖도록 하는 예감, 개인적으로 배려된 섬세한 정감을 갖게 하는 무의식의 기능이다. 이것을 잃으면 남성은 융통성과 생동감, 창조적 아이디어를 잃어버려 경직되고 완고 해지며 일이나 말의 기계적인 반복을 일삼게 된다. 

아니마의 부정적 작용이 남성에서는 변덕스러운 기분과 짜증 섞인 잔소리로 표현된다. 부정적인 아니마는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네가 하는 일은 아무 소용없는 것이다'라고 속삭이는 내부의 소리로 나타난다. 이것은 남성의 용기와 배짱을 무력화시키고 모든 희망을 포기하게 하는 등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할머니의 기분을 따라가다 보면 부정적인 아니마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작은 소원에서 큰 소원이 이루어져 가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를 살펴보자. 

  1. 황금물고기를 살려주고 빈 손으로 왔을 때: 화를 내며 "새 빨래통이라도 달라고 해요"
  2. 새 빨래통이 생기자 마자: 한심한 영감이라며 심하게 화를 내며"아니 영감, 요 하찮은 빨래통 가지고 되겠어요? 새 집이라도 달라고 해"
  3. 새 오두막집을 얻자 마자: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욕하며 바가지 긁어대며 잔소리하며"겨우 작은 집 한 채라니요. 시커먼 농사꾼 아낙은 싫어요. 귀부인이 되어 사람들을 부리고 싶어요."
  4. 귀부인이 된 후: 남편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쫓아내며 하인 취급함.
  5. 천하를 호령하는 여왕이 되고자 할 때 : 미친것 아니냐며 욕심을 버리라고 충고하는 남편 따귀를 때리고 위협함. "감히 귀부인에게 말대꾸를 해? 강제로 끌려갈 테냐?"
  6.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는 여왕이 되자: 남편을 무시하며 쳐다보지도 않고, 눈짓으로만 명령을 내려 쫓아내 버림. 폭군이 된 모습 
  7. 여왕 노릇이 지겨워진 후: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 버려두었던 노인을 찾아 무서운 얼굴로 지시를 내림. " 용왕이 되어 바다와 온갖 물고기를 다스리고 황금물고기 시중을 받겠노라"  

부정적인 아니마는 화를 내는 것에서 시작하여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잔소리를 해대며 바가지를 긁는다. 화를 내는 정도가 심해지고, 남편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고, 바보 얼간이라며 욕하고 하대한다. 귀부인이 된 후에는 남편을 내쫓아 버리고 경멸하는 태도를 취하고 외면한다. 마지막에는 어디에 사는지 조차 몰랐을 정도다. 

 이런 상태를 벗어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융은 아니마를 의식화하려면 '아니마의 객관화'를 시도할 것을 권한다. 이는 어떤 불쾌한 기분을 나타내는 부인을 상상하고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적극적 명상을 말한다. 이를 통해서 불명확한 그림자 같은 무의식의 아니마상이 보다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적극적 명상법은 꿈의 해석처럼 전문가의 지도를 필요로 한다. 

 일상에서 아니마의 객관화는 자기의 기분을 기술하고 왜 그런 기분이 되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자신의 기분을 그림, 글, 춤 등 자신이 하고 싶은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남성의 아니마 의식화는 이성에 눌린, 혹은 남자로서의 무뚝뚝함을 페르소나로 삼는 과정에서 억압된, 정감을 되살리는 작업으로 시작된다. 정감을 말과 행위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소원을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맡았다. 할머니가 여왕이 되어 천하를 통치하겠다는 황당무계한 소원을 갖자 적극적으로 충고하고 직언을 하기도 했지만, 할머니의 결정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한다. 어쩌면 할아버지의 자아가 점점 힘을 잃고 무기력해져 가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할머니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도구(할머니와 황금물고기 사이에서 소원의 전달자) 로서의 역할만을 보여주는 상태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 사람으로 가정하고 본다면, 할아버지는 부정적인 아니마에 사로잡혀 지배당하는 남성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다. 할머니는 자신을 평안히 쉬지 못하게 괴롭히는 잔소리꾼, 마귀할멈, 폭군인 여왕폐하, 광기 어린 미친 여자일 뿐이다. 그 미쳐가는 할멈을 거역했다가는 목숨을 잃을 것만 같다. 그래서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 황금물고기를 만나기 전의 가난하고 초라한 상태로 돌아갔다.   

흥미로운 것은 할머니의 욕심이 커져가며 광기가 더해갈 때마다 바다의 상태 또한 변화하는 것이다.

잔잔한 바다→ 찰랑찰랑 물결침→거센 파도→검푸른 바다, 사나운 파도→사나운 폭풍, 휘몰아치는 파도로 묘사된다. 

그리고 용왕이 되어, 무의식으로 상징되는, 바다를 다스리겠다는 마지막 소원을 전달했을 때 사나운 풍랑은 극에 달한다. 용왕님이 대로한 모습이다. 외적 인격인 페르소나에 편중된 삶을 살 때, 무의식은 의식세계와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물결이 일듯이, 의식에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이 반향은 가까운 사람들을 통해서 전달되기도 하고,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감정이나, 꿈을 통해서나, 몸의 상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무의식의 메시지를 소홀히 여기고 무시하며 외면할 때,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초라한 움막집에 살게 된 노부부처럼 가난해지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부자는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추구하는 만큼 내적 인격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사회적 얼굴과 내적 얼굴 모두를 가꾸는 사람이 멋지다. 

참고서적:자기와 자기실현 /이부영. 분석심리학의 탐구 3 /한길사

 할아버지의 의미심장한 대사를 기억했으면 한다. 나를 돌아보면서..

이런 말을 하거나 듣는 순간이 온다면, 바로 나를 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마누라(남편)가 잔소리가 끝도 없어. 마누라(남편) 때문에 죽을 지경이야. 바로 저게 마귀구먼, 횡재했답시고 돼지새끼처럼 욕심만 부리고 남편(아내) 취급도 안 해주네. 마누라(남편) 광기가 나날이 심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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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외딴섬 푸른 바닷가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았대.

부부는 낡은 오두막집에 정확히 30 년 하고도 3 년을 더 살았어.

할아버지는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할머니는 길쌈을 했지.

 

 하루는 할아버지가 그물을 던져서 당겼더니 진흙만 나왔어.

두 번째 그물을 던져서 당겼더니 해초가 나왔어.

세 번째 그물을 던져서 당기는데, 너무 무거워서, 온 힘을 다해 당겨야 했지.

그런데 그물에는 손바닥만한 물고기 한 마리만 있는 거야.

평범한 물고기가 아니야. 사람의 말을 하는 황금 물고기였단다.

" 영감님, 나를 잡지 말고 푸른 바다로 놓아주세요. 살려주시면 은혜를 갚을게요. 원하는 건 다 이루어드릴게요."

33 년간 어부로 살았지만, 말하는 물고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던 할아버지는 깜짝 놀랐지.

간절히 비는 황금빛 물고기를 불쌍히 여긴 할아버지는 몸값도 받지 않고 살려 주었어.

" 금 물고기야! 너한테 바라는 건 없어. 넓은 바다에서 맘껏 헤엄치거라."

 

  집으로 돌아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기적 같은 금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할머니는 금 물고기를 살려준 대가로 아무것도 안 받아 왔냐며 할아버지를 욕하고 꾸짖었어.

" 빨래통이라도 달라고 해요. 우리 것은 깨져서 못 써요." 

할아버지는 바닷가에서 금 물고기를 불렀어.

" 영감님, 뭐가 필요하세요?" 

" 할멈이 나를 욕해서 평안이 없어. 새 빨래통이 필요하다는구먼" 

" 슬퍼하지 마세요. 신과 함께 가세요. 다 이루어질 거예요."

 

  집으로 돌아와 보니 할머니 옆에 새 빨래통이 놓여 있었어. 

그런데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심하게 화를 내고 바보 얼간이라고 욕하며 말했어.

" 아니 영감, 요 하찮은 빨래통 가지고 되겠어요? 금 물고기한테 다시 가서 절하고 새집이라도 지어 달라고 해."

참나무로 지은 새 오두막 집을 얻은 할멈은 농사꾼 아내(직역하면, 시커먼 농사꾼 아낙)가 싫다면서 할아버지에게 더 심하게 욕하고 바가지를 긁어대며 잔소리를 했어. 

이번에는 귀족이 되어 하인들과 요리사를 거느리며 귀부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단다. 

한껏 치장하고 멋을 낸 귀부인이 된 할멈은 " 부인, 이제 당신 영혼이 만족해? "라고 예를 갖춰 묻는 할아버지를 마구간지기나 하라면서 매몰차게 쫓아냈어.

 

 몇 주가 지났을까, 할머니는 귀부인 노릇도 재미가 없다면서, 권력을 쥐고 제 맘대로 통치하는 여왕을 원했어.

너무 놀란 할아버지가,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 미친것 아니냐며, 그만 멈추라고 따끔한 충고를 했어.

그러자 할머니는 감히 귀부인에게 말대꾸를 하냐며 따귀를 때리고, 제 발로 가지 않으면 강제로 끌고 가겠다며 협박했어.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는 바닷가로 향했지. 

바다 물결이 검푸른 색으로 일렁이고 있었어.

"할망구 광기가 점점 심해지더니 이젠 세상을 맘대로 주무르는 여왕이 되고 싶어 해. " 

"슬퍼하지 말고 신과 함께하세요. 그대로 이뤄질 거예요"

 

 으리으리한 왕궁, 왕좌에 앉은 할머니는 금관을 쓰고 외국의 포도주를 마시며 위엄을 자랑했어.

군대가 도열하고 군중들은 "여왕폐하 만세!"를 외쳤지.

도끼를 멘 호위병이 도열하고 문무대신들은 머리를 조아렸어.

" 안녕하십니까, 폭군 여왕폐하! 이제 당신 영혼이 만족하십니까?"

마귀 같은 할멈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도 없이, 눈짓만으로 내쫓으라는 명령을 내렸어.

군중들은 할아버지에게 교양 없고 무식한 후레자식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단다.

 

 세월이 흘러 여왕 노릇이 지루해진  할머니는 당장 할아버지를 끌고 오란 명령을 내렸어.

장군들은 간신히 노인을 찾아내어 대령했어.

"가서 전해라. 내가 용왕이 되어 바다와 각종 물고기들을 다스리고 황금 물고기를 내 시종으로 부리겠노라."

할아버지는 감히 반대하거나 말을 거역하지도 못하고 바닷가로 향했어.

금 물고기는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더니 세 번째로 부르고 나서야 나타났어.

이때 별안간 하늘에 시커먼 먹구름이 일고 격노한 파도가 울부짖었어.

" 영감님 뭐가 필요하세요?"

광기 어린 할머니의 소원을 전하자, 금 물고기는 아무 말 없이 헤엄쳐 깊은 바다로 가 버렸어.

할아버지는 대답을 기다리다 지쳐서 집으로 돌아갔지.

 

 아이고, 세상에나! 눈 앞엔 다 쓰러져가는 낡은 오두막 한 채,

할멈은 문지방에 쪼그려 앉아 있고, 그 앞에 깨진 빨래통이 놓여 있네.

 참고 도서: 1. 러시아 전래 민화 ( A.N. Afanas'eva 모음/ 이 인영 옮김)

  2. 황금 물고기 (세계명작동화 / A.S. Pushkin / Сказка о рыбаке и рыбке )

 러시아 전래동화의 '황금 물고기' 이야기꾼은 온갖 말재주를 부리며 리듬도 타고, 욕설과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으며, 구수한 민중의 언어로, 청중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상상과 마법의 세계로 이끕니다. 주인공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몰입하는 동안, 마치 거울을 보듯,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네요. 원어로 읽으면 정말 재미있네요. 

명작동화의 화자인 푸쉬킨은 마치 시를 낭송하듯, 운율에 맞춰, 후렴구를 반복하며,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상상놀이에 빠져 감정 이입하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세세한 풍경과 감정 묘사가 뛰어납니다. 한 편의 시, 그림, 음악 같은 작품입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게다가 매우 철학적이고 심층심리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네요.

저는 원문을 토대로 내용을 더하거나, 반복되는 내용을 생략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동화책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심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서두가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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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인형극장은 음악, 미술, 연기, 연출등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연출가인 세르게이 오브라스초프 (С.В.Образцов )의 이름으로 불린다. 극장 입구 벽에 장식된 시계(하단에 사진)는 극장의 상징처럼 유명한 작품이다.  정각이 되면 문이 열리면서 해당 시간에 사는 동물이 튀어나와  각각 다른 울음소리를 낸다. (뻐꾸기 시계처럼)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정각에 맞춰 이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문을 지나 로비에 서면 오른쪽엔 외투를 걸어 보관하는 옷걸이들이 쭈욱 서 있고 왼쪽엔 화장실이 있다. 특별한 날엔 홀에서 인형을 팔기도 한다.네 줄로 움직이는 강아지 푸들이 너무 귀여워서 산 적이 있다. 홀 정면에는  러시아 인형극의 역사가 담긴 박물관과 세계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록되어 보여지는 역사의 현장에 선다는 것만큼 감동적인 일이 있을까? 과거와의 연결, 소통이 지금의 우리를 풍성하게 한다. 전시관 안쪽은 카페테리아. 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카페테리아 왼쪽 모퉁이를 돌면 세계 각 나라에서 선물 받은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한국의 신랑,각시 인형이 있어 반갑다. 계단을 오르면 2 층 공연장이 나온다.

 홀에서 왼쪽 계단을 오르는 순간 아티스트들이 우리를 반긴다. 2층 공연장 외부 벽면에 전시된, 인형극장 (Театр кукол ) 과 평생을 함께 하신 분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천사처럼 아름답다. 나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간직한 경이로운 미소에 감동하여  탄성을 지르며 한 분 한 분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눈다. 존경하고 닮고 싶은 얼굴들.. 

 공연장은 호암아트홀보다 좀 더 아담하고 2층에 있다. 좌석이 아이들의 키에 맞춰져 있어서 어른이 앉으면 좁은 느낌과 함께 키가 큰 사람은 다리가 낄 정도이다. 뒷좌석에서도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인형극을 보러 온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사랑스런 목소리를 듣는다.

인형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무대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 예술적이며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계명작이나 러시아 전래동화가 주로 공연된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6월에는 어른들을 위한 인형극도 볼 수 있다.

한국에는 '진기한 콘서트(Необыкновенный концерт )' 라는 제목으로 인형들의 콘서트가 초청되어 여러 번 공연되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진기한 콘서트를 보다 보니 10 번 정도를 보게 되었다. 공연은 "비타민을 드세요" 라는 합창으로 시작된다. "쁘리니마이쩨 비타민, ♪ принимайте витамин "  하하하! 같은 공연을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없지만.. 만약,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함 없이  콘서트를 보러 갈 것이다. 이곳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신선한 웃음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예술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인형들의 음악회가 좋다. 춤추고 노래하며 악기들을 연주하는 인형이라니... 기발한 도구들을 이용한 연주도 있는데, 문, 화장실, 강아지의 울음소리, 물 마시는 소리등을 이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다. 난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한다.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까지 예술이 되다니! 
실제 서커스장을 연상시키는 동물들의  묘기는 재미있고 모험이 가득하다. 사육사와 동물의 케미가 수준급이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콘서트가 다 끝나고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손을 보여주며 인사를 할 때이다. 머리가 하얀 배우들이 많고, 젊은 배우는 별로 없다. 그 배우들을 보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영혼과도 같은 광채가 어린 얼굴에서 그들의 인형극을 향한 열정과 자부심이 느껴지고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우러난다. 아 ~ 내가 나이 들어서 닮고 싶은 얼굴이다. 난 매 번 일어서서 박수갈채를 보내곤 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과  재능과 손과 발과 미소와 웃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 원하신다면,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나는 이 인형극장의 다재다능한 예술가들을 추천한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인형극장의 배우가 되고 싶다.


 아, 참 가장 중요한 사람이 있지.  콘서트의 사회자인, 한국 이름은 '몰라 ' 라는 인형이다. 

몰라씨가 무대에 등장하며 자기소개를 하는 첫 장면부터 웃음이 절로 난다.  

웃는 목소리가 "흐하하.." 통쾌하고 시원하니 전염성이 있어서  반드시 관객들까지 따라 깔깔대게 만드는 억만불짜리 웃음의 소유자다. 유머감각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인..다시 만나고 싶은데.. 만날 날이 오겠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담긴 이 곳 , 난 영원히 이 인형극장을 사랑할 것이다.

 

인형극장 정면에 있는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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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esand

2019. 4. 7. 16:52

4.역설

  무궁화꽃 가지와 가지 사이에 무당거미 암컷이 삽니다.

해가 질 무렵부터 흔들 흔들 바람을 타며 기둥을 세우고 살을 붙입니다.

살과 살을 연결하며 빙글빙글 돌면 방사형 거미줄이 완성됩니다.

생의 수레바퀴 같아요. 

물방울을 주렁주렁 달고 아침의 태양을 반사하는 거미줄은 멋있습니다.

( 새벽안개와 거미)라고 검색하시면 사진이 나옵니다.  

노랑, 회색, 검정, 빨강, 등과 배에 그려진 신비한 문양, 검은 긴 다리에 노랑띠까지 세련된 패션을 자랑합니다. 

평소엔 죽은 듯 정지해 있지만, 먹이가 걸리면 순식간에 거미줄로 칭칭 감습니다.

거미줄 감옥에 갇힌 자에겐 희망이 없지요.

잡아 먹힘을 당할 수 밖에.. 그러나 죽음이 끝은 아니지요.

다음 생엔 수많은 작은 거미들로 환생하니까요. 

죽음 후 부활하여 먹이사슬의 다음 단계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지요.

심지어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인 배설물까지도 흙과 만나 자양분이 되어 꽃과 나무를 키웁니다. 그 나무들 사이에서 아기 거미는 자라나 새 집을 짓겠지요?

그 나뭇가지 사이에 새들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겠지요. 

녀는 파리, 모기, 벌, 잠자리,사마귀.. 작은 곤충을 먹고 삽니다.

어느덧 파스텔 색조로 하늘이 물들어 갑니다. 

무당거미의 집은 여기 저기 구멍이  뚫리고 망가진 모습이네요.

그녀는 길 잃은 거미줄을 재활용하여 온전한 모습의 새 집을 짓습니다

내일을 꿈꾸며..

무당거미는 3 중 거미줄을 친대요.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입니다. 

새들의 공격을 피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양이 되는 거미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다음 생에선 새가 되어 하늘을 날 거예요.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잡아 먹고 먹히는 관계를 통해 생태계가 순환하고 있으니까요. 


 거미줄에 걸려 든 작은 곤충처럼 느껴지던 순간이 있습니다.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내가 내 몸을 컨트롤 할 수 없었어요.

오래 지속되지는 않고 지나가지만, 자아가 의지력을 동원해도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의식의 자아가 무언가 무의식적인 충동에 의해 점령되어서 옴짝달싹을 못해요.

내면에서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 분명합니다.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sign 같아요.

그 표식을 말을 못하는 증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거미줄 감옥 같아요.

죽어서야 풀려나는 감옥이지요.


 사춘기 때 선택적 함묵증을 경험했지만,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맺는 연습을 했어요. 착하고 순수하며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제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았지요. 많이 변화한 제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 자신감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기분이 다운되는 날에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어요.

그냥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거예요. 귀가 트여서 80% 를 이해하는데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거나,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드는데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습니다. 

언어연수 중인데, 입이 열리지 않는다면, 산 송장과 다름이 없잖아요. 

이런 순간을 몇 번 겪게 되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내면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 도대체 나는 누구고 낯선 너는 누구냐?' 

나를 해부할 필요성을 느꼈기에, 유아교육심리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지요. 다른 과는 관심조차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신기해요. 이런 게 콜링인 것 같아요. 역설적이게도, 거미줄에 걸려 들고 나서야 제 길을 찾게 되었네요. 우연이 아닌 거예요. 어쩌면 운명인거죠. 

 교육대학 건물은 학과마다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었는데, 저는 남서쪽 기숙사에서 북동쪽에 있는 학교로 한 시간 넘게 통학했어요.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고 트램을 5 분 정도 타고 가면 나오는 지하 1층, 지상 4 층의 작은 벽돌 건물. 학교가 너무 멀어서, 방 하나와 부엌, 욕실이 있는 아파트에서 자취를 시작합니다. 주인 할머니랑 한 방에서요. 하하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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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6. 12:05

3.숲

  kuskovo ( 18 세기 저택) 호수 맞은편 숲을 산책한다.

도로 반대방향으로, 얼어 붙은 호숫가를 따라 걷는다. 

그 끝엔 또 다른 길이 있다.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길. 

자작나무 울창한 숲 속에서 시간을 잊고 생각에 몰두한다. 어느덧 배가 고프다. 

여기 저기  벗겨진 채 쓰러진 자작나무에 걸터 앉아 물과 빵을 먹는다. 

'잔뜩 흐리네. 눈이 오려나?'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온다.

'여기가 어디쯤이지? 너무 깊이 들어온 걸까?'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심장은 요동치고 식은땀이 배어 나온다.

 아무도 없다.

 눈보라 속을 헤매다.

 "눈보라" 속으로 휘말리다.


 "트루루루~트루 트루루루~"

나무들은 하늘을 전부 가릴듯이 울창하고 빼곡하게 자랐다. 

숨쉬기를 마친 사람들의 묘비명에 새겨진 이름과 숫자와 몇 줄의 삶의 흔적들.. 

" Dies irae, dies illa ~ 진노의 날, 그날 Requiem aeternam eis, Domine,  끝없는 빛을 저들에게 비추소서." 레퀴엠이 흐른다. 

1968.09.06 ~ ? 

" 아직 때가 아니야."

"누, 누구세요?"


 함박눈이 온다.

비가 내린다.

따스한 햇살에 눈이 부신다.

새싹이 돋아난다.

순식간에 자라더니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

깊은 동면에 든다.

바람이 분다. 

이중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세상.

다시 눈이 내린다.

" 우로보로스"

한 순간도 멈춰 서지 않고 생과 사를 넘나든다. 


 황금가을 (러시아의 아름다운 가을을 일컫는 표현) 숲  고즈넉한 호수에 비친 너.

눈이 부시도록 빛나.

"트루 트루 트루루루~"

가슴 붉은 울새 소리에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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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작 그만

"너는 왜 항상 웃니?"

내가  웃고 있다고?

몰랐는데?

이 나라에선 환한 얼굴을 해도 이유를 묻네.

미소 짓는 얼굴로 호의를 갖고 타인을 대하면 좋은 거 아냐?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며 행동하던 모습에 의문을 제기하자 말문이 막혔다. 

교회와 서클활동 그리고 직장생활을 할 때, 수줍어하고 말 없는 성격은 불편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부터 시도하며 나를 바꿔갔다.

노래를 좋아했기에 성가대에서 합창을 하고 모임에선 앞에 나가 율동을 하기도 했다. 

직장 부서별 잔칫날을 위해  '아기공룡 둘리' 춤을 가르쳐서 우리 팀이 대상을 타기도 했다. 

마음의 갈등을 견뎌내며 8여 년을 노력해서 밝은 표정과 웃는 얼굴을 갖게 되었다.

타인을 만날 때면 마치 내 피부처럼 자연스러운 가면을 썼다. 

내 외적인 인격(페르소나)은 늘 웃고 있었나 보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나'를 인식하는 순간.

동작 그만! 

이상한 나라에서 낯선 선생님의 질문이 나에게 마법을 걸었다.

우중충하고 찌푸린 하늘과

매우 짧은 낮과 긴 긴 겨울밤.

기숙사에서는 반팔 입고도 사는데, 밖은 부츠와 털모자가 필수.

인내를 요구하는 순간들;

예를 들어 식료품점에서 빵 하나 사려고 해도 긴 긴  줄을 두 번 서야 하는 이 나라.

계산원에게 영수증 받을 때랑 점원에게 빵 받을 때.

메모지에 살 식료품 목록과 가격을 적어서 한꺼번에 보여준다. 

시간을 끌면 사람들이 화를 내기도 해서 조심.

고객이 왕? 그런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

가장 고통스러운 인내는 생리현상을 참는 것.

처음 연수받던 건물은 화장실이 너무 더러웠다.

변기 위에 두 발로 올라앉아 쪼그리고 소변을 보고 싶지 않아서 참았다.

공중화장실은 유료인데, 그마저도 드물다.

견학 가다가 휴게소에 들렀는데, 당황스럽게도 화장실이 오픈형이었던 적도 있었다.

러시아 유학생들 사이에서 생리적 욕구로 인해 생긴 눈물 나는 에피소드 하나쯤은 있을 정도다.

이마에 지도가 있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물러나고

코가 붉은 보리스 옐친이 대통령이던 시절

90 년대 초, 중반의 풍경이다.

차차 적응해 갈수록 내 얼굴은 점점 굳어간다.

퇴행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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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바다

수평선 너머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낯선 너와 나를 만난 이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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