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앙증맞고 예쁘지요?
다섯개의 씨앗이 담긴 씨방을 보니 동화가 생각나요.
<완두콩 오형제>
완두콩 오형제가 살았어요.
완두콩들은 따뜻한 햇빛과 촉촉한 비를 맞으며 무럭무럭 자랐어요.
" 이제 곧 꼬투리가 열릴 것 같아."
" 꼬투리가 열리면 우리들은 모두 어디로 가게 될까?"
이 때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꼬투리가 갈라졌어요.
첫째는 어느 아이의 손에 들어가 상자에 넣어졌지요.
" 내가 가장 먼 곳으로 가게 될거야."
" 아니야, 내가 가장 멀리 갈걸."
두번째, 세번째 , 네번째 완두콩도 모두 어디론가 서둘러 날아갔어요.
" 나도 빨리 서둘러야겠는걸."
막내 완두콩이 힘껏 튀어올랐어요.
막내가 도착한 곳은 낡은 집 다락방 창문 앞이었어요.
조그만 다락방에는 예쁜 소녀가 누워 있었어요.
큰 병을 앓고 있는 그 소녀는 어머니가 벌이를 나간 동안 하루종일 누워만 지냈지요.
" 저 아이를 빨리 낫게 해 주세요." 소녀의 어머니는 날마다 기도했어요.
어느 이른 봄날 아침이었어요.
" 저기 창문 밖에 있는 것이 무엇일까?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네."
" 어머, 완두콩 잎사귀인걸.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어머니는 소녀가 완두콩 싹을 잘 볼 수 있도록 침대를 창가로 옮겨 주었어요.
완두콩의 초록색 줄기는 무럭무럭 자랐고, 어머니는 완두콩 줄기가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막대기와 줄을 만들어 주었어요. 완두통 넝쿨은 줄을 타고 창틀로 기어올랐지요.
" 어머니, 저도 병이 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작은 완두콩도 저렇게 잘 자라고 있잖아요. 저도 꼭 건강해질거예요."
어느 날 아침, 완두콩은 작고 예쁜 꽃을 피웠어요.
" 어머나, 꽃봉오리가 피었네!"
그 날 소녀는 처음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어요.
소녀는 창문을 열고 분홍빛 완두콩 꽃봉오리에 입을 맞추었지요.
" 완두콩아, 고마워. 네가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구나."
어머니와 소녀는 너무 기뻤어요.
완두콩도 이 세상 어느곳에 간 것보다도 더 기뻤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지요?
제 삶이 막내 완두콩처럼 드려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