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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12 6.러시아 전래동화 -황금 물고기

 옛날 옛적에, 외딴섬 푸른 바닷가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았대.

부부는 낡은 오두막집에 정확히 30 년 하고도 3 년을 더 살았어.

할아버지는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할머니는 길쌈을 했지.

 

 하루는 할아버지가 그물을 던져서 당겼더니 진흙만 나왔어.

두 번째 그물을 던져서 당겼더니 해초가 나왔어.

세 번째 그물을 던져서 당기는데, 너무 무거워서, 온 힘을 다해 당겨야 했지.

그런데 그물에는 손바닥만한 물고기 한 마리만 있는 거야.

평범한 물고기가 아니야. 사람의 말을 하는 황금 물고기였단다.

" 영감님, 나를 잡지 말고 푸른 바다로 놓아주세요. 살려주시면 은혜를 갚을게요. 원하는 건 다 이루어드릴게요."

33 년간 어부로 살았지만, 말하는 물고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던 할아버지는 깜짝 놀랐지.

간절히 비는 황금빛 물고기를 불쌍히 여긴 할아버지는 몸값도 받지 않고 살려 주었어.

" 금 물고기야! 너한테 바라는 건 없어. 넓은 바다에서 맘껏 헤엄치거라."

 

  집으로 돌아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기적 같은 금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할머니는 금 물고기를 살려준 대가로 아무것도 안 받아 왔냐며 할아버지를 욕하고 꾸짖었어.

" 빨래통이라도 달라고 해요. 우리 것은 깨져서 못 써요." 

할아버지는 바닷가에서 금 물고기를 불렀어.

" 영감님, 뭐가 필요하세요?" 

" 할멈이 나를 욕해서 평안이 없어. 새 빨래통이 필요하다는구먼" 

" 슬퍼하지 마세요. 신과 함께 가세요. 다 이루어질 거예요."

 

  집으로 돌아와 보니 할머니 옆에 새 빨래통이 놓여 있었어. 

그런데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심하게 화를 내고 바보 얼간이라고 욕하며 말했어.

" 아니 영감, 요 하찮은 빨래통 가지고 되겠어요? 금 물고기한테 다시 가서 절하고 새집이라도 지어 달라고 해."

참나무로 지은 새 오두막 집을 얻은 할멈은 농사꾼 아내(직역하면, 시커먼 농사꾼 아낙)가 싫다면서 할아버지에게 더 심하게 욕하고 바가지를 긁어대며 잔소리를 했어. 

이번에는 귀족이 되어 하인들과 요리사를 거느리며 귀부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단다. 

한껏 치장하고 멋을 낸 귀부인이 된 할멈은 " 부인, 이제 당신 영혼이 만족해? "라고 예를 갖춰 묻는 할아버지를 마구간지기나 하라면서 매몰차게 쫓아냈어.

 

 몇 주가 지났을까, 할머니는 귀부인 노릇도 재미가 없다면서, 권력을 쥐고 제 맘대로 통치하는 여왕을 원했어.

너무 놀란 할아버지가,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 미친것 아니냐며, 그만 멈추라고 따끔한 충고를 했어.

그러자 할머니는 감히 귀부인에게 말대꾸를 하냐며 따귀를 때리고, 제 발로 가지 않으면 강제로 끌고 가겠다며 협박했어.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는 바닷가로 향했지. 

바다 물결이 검푸른 색으로 일렁이고 있었어.

"할망구 광기가 점점 심해지더니 이젠 세상을 맘대로 주무르는 여왕이 되고 싶어 해. " 

"슬퍼하지 말고 신과 함께하세요. 그대로 이뤄질 거예요"

 

 으리으리한 왕궁, 왕좌에 앉은 할머니는 금관을 쓰고 외국의 포도주를 마시며 위엄을 자랑했어.

군대가 도열하고 군중들은 "여왕폐하 만세!"를 외쳤지.

도끼를 멘 호위병이 도열하고 문무대신들은 머리를 조아렸어.

" 안녕하십니까, 폭군 여왕폐하! 이제 당신 영혼이 만족하십니까?"

마귀 같은 할멈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도 없이, 눈짓만으로 내쫓으라는 명령을 내렸어.

군중들은 할아버지에게 교양 없고 무식한 후레자식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단다.

 

 세월이 흘러 여왕 노릇이 지루해진  할머니는 당장 할아버지를 끌고 오란 명령을 내렸어.

장군들은 간신히 노인을 찾아내어 대령했어.

"가서 전해라. 내가 용왕이 되어 바다와 각종 물고기들을 다스리고 황금 물고기를 내 시종으로 부리겠노라."

할아버지는 감히 반대하거나 말을 거역하지도 못하고 바닷가로 향했어.

금 물고기는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더니 세 번째로 부르고 나서야 나타났어.

이때 별안간 하늘에 시커먼 먹구름이 일고 격노한 파도가 울부짖었어.

" 영감님 뭐가 필요하세요?"

광기 어린 할머니의 소원을 전하자, 금 물고기는 아무 말 없이 헤엄쳐 깊은 바다로 가 버렸어.

할아버지는 대답을 기다리다 지쳐서 집으로 돌아갔지.

 

 아이고, 세상에나! 눈 앞엔 다 쓰러져가는 낡은 오두막 한 채,

할멈은 문지방에 쪼그려 앉아 있고, 그 앞에 깨진 빨래통이 놓여 있네.

 참고 도서: 1. 러시아 전래 민화 ( A.N. Afanas'eva 모음/ 이 인영 옮김)

  2. 황금 물고기 (세계명작동화 / A.S. Pushkin / Сказка о рыбаке и рыбке )

 러시아 전래동화의 '황금 물고기' 이야기꾼은 온갖 말재주를 부리며 리듬도 타고, 욕설과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으며, 구수한 민중의 언어로, 청중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상상과 마법의 세계로 이끕니다. 주인공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몰입하는 동안, 마치 거울을 보듯,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네요. 원어로 읽으면 정말 재미있네요. 

명작동화의 화자인 푸쉬킨은 마치 시를 낭송하듯, 운율에 맞춰, 후렴구를 반복하며,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상상놀이에 빠져 감정 이입하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세세한 풍경과 감정 묘사가 뛰어납니다. 한 편의 시, 그림, 음악 같은 작품입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게다가 매우 철학적이고 심층심리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네요.

저는 원문을 토대로 내용을 더하거나, 반복되는 내용을 생략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동화책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심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서두가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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