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립중앙인형극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4.10 5. 환상적인 동화 속 주인공들이 사는 인형극장을 소개합니다.

국립중앙인형극장은 음악, 미술, 연기, 연출등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연출가인 세르게이 오브라스초프 (С.В.Образцов )의 이름으로 불린다. 극장 입구 벽에 장식된 시계(하단에 사진)는 극장의 상징처럼 유명한 작품이다.  정각이 되면 문이 열리면서 해당 시간에 사는 동물이 튀어나와  각각 다른 울음소리를 낸다. (뻐꾸기 시계처럼)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정각에 맞춰 이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문을 지나 로비에 서면 오른쪽엔 외투를 걸어 보관하는 옷걸이들이 쭈욱 서 있고 왼쪽엔 화장실이 있다. 특별한 날엔 홀에서 인형을 팔기도 한다.네 줄로 움직이는 강아지 푸들이 너무 귀여워서 산 적이 있다. 홀 정면에는  러시아 인형극의 역사가 담긴 박물관과 세계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록되어 보여지는 역사의 현장에 선다는 것만큼 감동적인 일이 있을까? 과거와의 연결, 소통이 지금의 우리를 풍성하게 한다. 전시관 안쪽은 카페테리아. 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카페테리아 왼쪽 모퉁이를 돌면 세계 각 나라에서 선물 받은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한국의 신랑,각시 인형이 있어 반갑다. 계단을 오르면 2 층 공연장이 나온다.

 홀에서 왼쪽 계단을 오르는 순간 아티스트들이 우리를 반긴다. 2층 공연장 외부 벽면에 전시된, 인형극장 (Театр кукол ) 과 평생을 함께 하신 분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천사처럼 아름답다. 나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간직한 경이로운 미소에 감동하여  탄성을 지르며 한 분 한 분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눈다. 존경하고 닮고 싶은 얼굴들.. 

 공연장은 호암아트홀보다 좀 더 아담하고 2층에 있다. 좌석이 아이들의 키에 맞춰져 있어서 어른이 앉으면 좁은 느낌과 함께 키가 큰 사람은 다리가 낄 정도이다. 뒷좌석에서도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인형극을 보러 온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사랑스런 목소리를 듣는다.

인형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무대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 예술적이며 정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계명작이나 러시아 전래동화가 주로 공연된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6월에는 어른들을 위한 인형극도 볼 수 있다.

한국에는 '진기한 콘서트(Необыкновенный концерт )' 라는 제목으로 인형들의 콘서트가 초청되어 여러 번 공연되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진기한 콘서트를 보다 보니 10 번 정도를 보게 되었다. 공연은 "비타민을 드세요" 라는 합창으로 시작된다. "쁘리니마이쩨 비타민, ♪ принимайте витамин "  하하하! 같은 공연을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없지만.. 만약,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함 없이  콘서트를 보러 갈 것이다. 이곳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신선한 웃음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예술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인형들의 음악회가 좋다. 춤추고 노래하며 악기들을 연주하는 인형이라니... 기발한 도구들을 이용한 연주도 있는데, 문, 화장실, 강아지의 울음소리, 물 마시는 소리등을 이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다. 난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한다.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까지 예술이 되다니! 
실제 서커스장을 연상시키는 동물들의  묘기는 재미있고 모험이 가득하다. 사육사와 동물의 케미가 수준급이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콘서트가 다 끝나고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손을 보여주며 인사를 할 때이다. 머리가 하얀 배우들이 많고, 젊은 배우는 별로 없다. 그 배우들을 보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영혼과도 같은 광채가 어린 얼굴에서 그들의 인형극을 향한 열정과 자부심이 느껴지고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우러난다. 아 ~ 내가 나이 들어서 닮고 싶은 얼굴이다. 난 매 번 일어서서 박수갈채를 보내곤 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과  재능과 손과 발과 미소와 웃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 원하신다면,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나는 이 인형극장의 다재다능한 예술가들을 추천한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인형극장의 배우가 되고 싶다.


 아, 참 가장 중요한 사람이 있지.  콘서트의 사회자인, 한국 이름은 '몰라 ' 라는 인형이다. 

몰라씨가 무대에 등장하며 자기소개를 하는 첫 장면부터 웃음이 절로 난다.  

웃는 목소리가 "흐하하.." 통쾌하고 시원하니 전염성이 있어서  반드시 관객들까지 따라 깔깔대게 만드는 억만불짜리 웃음의 소유자다. 유머감각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인..다시 만나고 싶은데.. 만날 날이 오겠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담긴 이 곳 , 난 영원히 이 인형극장을 사랑할 것이다.

 

인형극장 정면에 있는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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