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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11 잠자리 날아다니다

2019. 7. 11. 20:00 추억

잠자리 날아다니다

 인삼밭 그늘막 지지대에 앉은 잠자리들


 요즘은 잠자리가 6 월부터 날아다니더니 7 월이 되자 제법 늘었어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 것 같아요. 덕분에 하늘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잠자리가 아이들을 만나면 온갖 수난을 당하던 시절 이야기를 해 볼게요. 


 학교 다녀온 후 가방을 그대로 던져두고 집에서 키우는 토끼에게 풀을 뜯어 줍니다.

토끼는 토끼풀, 아카시나뭇잎, 칡잎을 잘 먹어요. 그 후에는 잠자리 잡을 준비를 합니다. 잠자리를 잡는 도구로 거미줄을 이용하면 된답니다. 자신의  키보다 두 배 정도 길고 새끼손가락 굵기인 막대기를 찾아요. 잠자리는 아무리 살금살금 다가가도 가까이 가면 날아가기 때문에 긴 막대기가 필요해요. 버드나무나 싸리나무로 만들면 됩니다. 시골집과 헛간 곳곳에 거미가 쳐 놓은 거미줄을 막대기에 휘휘 휘감아요. 막대기에 감긴 거미줄을 위로 돌돌 말아올려 막대기 끝으로 모아요. 거미집을 열 채 정도는 모아야 검은콩만한 크기의 끈적끈적한 끈끈이를 얻을 수 있어요. 자, 이제 사냥을 떠나요. 막대기를 들고 잠자리가 제일 많은 장소로 갑니다. 빨랫줄이나 근처 고추밭이나 풀이 많고 물기가 많은 곳이나 텃밭을 살피며 다녀요. 우리동네 우물가 주변의 옥수수밭에도 잠자리가 많았습니다. 도랑 근처에는 모기가 많은데, 모기를 먹는 잠자리도 하늘하늘 날며 사냥을 합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종종 잠자리를 시집보낸다나? 장가보낸다나? 마무튼 결혼시킨다는 명목하에 잠자리의 꼬리 끝부분을 잘랐습니다.그리고 지푸라기에서 가장 속에 있는 가느다란 줄기나 풀의 줄기를 꼬리에 끼워 날리곤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요. 꼬리가 무거워진 잠자리는 그리 멀리 날지는 못했는데.. 잠자리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웠겠지요. 미안하네요.  빨간 고추잠자리는 작아서 그랬는지 꼬리를 자른 기억은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종의  놀이였어요.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과 함께 잠자리를 잡아 닭에게 먹이로 주기도 했답니다. 


 그 당시에는 집집마다 닭을 키워서 계란을 먹던 시절이었어요. 계란후라이가 최고급 도시락 반찬이었고요. 우리는 닭을 풀어놓고 길렀어요. 닭고기를 먹으려면 삼태기를 이용해서 닭을 잡아요. 끈을 묶은 막대기로 삼태기를 받쳐 놓습니다. 그 안에는 닭이 좋아하는 모이를 넣어 둡니다. 잡으려는 닭이 모이를 쪼아 먹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에 끈을 당겨서 삼태기를 쓰러뜨리면 닭이 그 안에 갇혀요. 그 이후의 과정은 생략할게요. 저도 차마 볼 수 없어서 피했으니까요. 키우던 닭을 잡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맛있는 삼계탕은 삼복더위를 이겨낼 힘을 줍니다. 벌써 내일이 초복이네요. 닭이 많이 팔리겠네요. 올해도 무더위를 잘 견디고 건강합시다. 앗, 이야기가 잠자리로 시작해서 닭으로 끝났네요.  


 자, 여기 어제 본 나비잠자리 사진이 있습니다. 

나비처럼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친구예요.


나비잠자리


Posted by hees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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